소년원 출신 부부 결혼식 “교회 다니며 희망 키울게요”

입력 2016-12-04 21:02

지난달 19일 서울 연희동 원천교회(문강원 목사) 가나홀. 신랑 김영훈(가명·24)씨와 신부 김인선(가명·23)씨가 감격에 찬 표정으로 강대상 앞에 섰다. 결손가정에서 자란 영훈씨와 인선씨는 한순간 잘못된 실수로 소년원 신세를 졌다. 사회에 나와서도 마땅히 돌아갈 곳이 없었다. 법무부 유관기관인 한국소년보호협회(이사장 이중명)의 보호시설에서 기술 교육을 받다 서로 만났다. 형편이 여의치 않아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채 아들(3)과 딸(1)을 낳고 가정을 꾸리다 협회의 도움으로 이날 결혼식을 치른 것이다(사진).

결혼식장은 원천교회에서 제공했고, 예복과 한복 화장 예물 식사 등도 주변의 도움을 받았다. 부부는 하나님을 몰랐지만 따뜻한 손길을 건네는 크리스천들을 보며 하나님을 알고 싶어졌다고 했다. 결혼식을 마친 뒤 인선씨는 협회 윤영범 서기관에게 “아빠(윤 서기관) 말씀대로 교회에 다닐 계획”이라고 손글씨로 쓴 편지를 건넸다.

경기도 의왕에 있는 한국소년보호협회는 소년원을 출원했거나 가출 청소년 등이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기관이다. 지난해부터 이런 청소년들이 성장해 안정적인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결혼식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협회는 전국에서 8개 생활관을 운영하며 위기 청소년들에게 숙식을 제공하고 취업을 위한 기술을 가르친다. 협회가 운영하는 카페나 세차장, 출판소, 인쇄소 등에 취업자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대부분 직원들이 크리스천들로 구성돼 있다. 사무총장 이세봉 목사는 “궁극적으로 위기 아이들을 변화시키기 위해선 예수님의 사랑이 필요하다”며 “직원들도 이런 생각을 갖고 아이들에게 복음을 심겠다는 사명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의왕=이용상 기자 sotong20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