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3년 설립된 기독교출판사인 생명의말씀사(생말·대표 김재권 목사)는 3000종이 넘는 기독서적을 보급해왔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사옥에서 박미숙(39·사진) 홍보과장으로부터 생말의 예배와 출판 원칙에 대해 들었다.
“저희는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매일 부서별로 말씀을 읽고 기도를 합니다. 오늘은 올해 안에 나와야할 책들이 잘 나오도록 기도를 했어요.”
매일 예배 드리는 전통은 설립 때부터 이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60세 정년을 맞는 전무님도 입사때부터 매일 예배를 드렸다고 해요.”
위축된 출판 시장의 회복을 위해서도 기도한다. “지난해는 전국의 많은 서점들이 부도를 맞았어요. 독서 인구가 워낙 줄어들어서 그런 것 같아요. 생말의 주요 거래처들이었죠. 그때 저희는 각 지역 서점들이 위기를 잘 견딜 수 있도록 해달라고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를 했어요.” 그는 웃으며 이렇게 덧붙였다. “사실 60년 넘도록 저희 회사가 이렇게 살아남은 것도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어려운 시기도 많았지만 원칙과 타협하진 않았다. “복음주의 신앙에 기반한 서적을 출판해요. 이에 반하는 책은 내지 않았습니다.” 박 과장의 어조는 사뭇 단호했다. 10여년 전 미국의 대형 베스트셀러 출판 제의가 들어온 적이 있었지만 생말은 거절했다. “그 책은 실용적 가치를 추구하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그 책을 출판해 얻었을 수익보다 포기했기 때문에 지킨 신앙적 가치가 더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업무 중에 겪는 어려운 일도 신앙으로 이긴다. “콜센터 직원에게 무례한 요구나 모욕적인 말을 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목사님도 계시고요. 한 직원이 울면서 하소연을 하더군요. 그때 ‘어느 교회 목사님이니? 내가 천국 가서 하나님한테 꼭 일러줄게’라며 위로했어요. 근데 그렇게 대화하고 또 기도하면 하나님이 마음을 치유해주시더군요.” 사무실을 나오는 길, 책장에 꽂힌 책들이 한층 더 귀하게 느껴졌다.글·사진=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일과 신앙] “원칙 어긋나는 책 출간해 얻을 수익보다 포기해서 지킨 신앙적 가치가 더 소중해”
입력 2016-12-05 2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