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비용항공사(LCC) 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해 온 제주항공이 진에어의 추격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올해 3분기 실적에서 업계 2위 진에어와 비슷한 성적을 낸 데다 새로 추진하는 호텔 사업을 두고도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기 때문이다. 게다가 에어서울 등 신규 사업자가 도전장을 내는 등 경쟁이 심화되는 추세여서 ‘1위 수성’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올 3분기 영업이익 기준으로 진에어에 약간 밀리는 실적을 거뒀다. 제주항공은 3분기 매출 2217억원, 영업이익 382억원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진에어는 2193억원의 매출과 40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로 보면 제주항공이 조금 앞서지만 영업이익은 진에어가 20억원가량 높았다. 업계는 진에어가 수익성이 높은 알짜 노선을 효율적으로 운영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규모로 보면 제주항공이 진에어에 소폭 앞서고 있다. 제주항공은 올해 말 기준 국내선 5개, 국제선 34개 등 총 39개의 정기노선에 항공기 26대를 운영 중이다. 진에어는 국내선 3개, 국제선 31개 등 총 34개 정기노선에 항공기 22대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진에어가 내년 상장을 준비 중인 데다 수익성도 현재로선 양호해 순위가 뒤바뀔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진에어는 대한항공의 지원으로 장거리 노선을 늘려가며 수익성도 호전되고 있다는 평가다.
제주항공은 업계의 경쟁이 격화되자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호텔 사업에 투자하는 등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나서고 있다. 제주항공의 신규 호텔 사업은 총 600억원 규모로, 마포애경타운이 서울 홍대입구역 복합역사에 짓는 지상 17층, 전체 면적 5만4000㎡(1만6335평) 규모의 최신식 복합쇼핑몰과 함께 준공될 예정이다.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홍대 내에서도 접근성이 좋은 지역이란 게 제주항공 측 설명이다.
그러나 최근 홍대 근처에 호텔이 우후죽순 들어서고 있어 성공 여부는 미지수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홍대입구역에서 합정역 사이 1.6㎞ 구간에만 9개 호텔이 신축될 예정이다. 올 상반기에만 홍대 주변에 46곳의 게스트하우스가 생긴 것도 부담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양대 국적 항공사를 위협하며 블루오션으로 통하던 LCC 업계도 이제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어 업계의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경쟁 치열해진 저비용항공사, 제주항공 1위 수성 가능할까
입력 2016-12-05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