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美 수영영웅 새미 리 96세로 별세… 유색인종 편견 이겨낸 다이빙계 ‘작은 거인’

입력 2016-12-04 20:41

한국계 미국 수영영웅인 새미 리(Sammy Lee·사진)가 지난 1일(현지시간) 96세의 나이로 타계했다고 AP통신과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이 4일 보도했다. 그의 사망 소식은 미국 대부분 언론매체가 보도할 정도로 미국 수영계에 남긴 그의 발자취는 뚜렷했다.

새미 리는 1920년 캘리포니아주 프레즈노에서 하와이 사탕수수 이민자의 아들로 태어났다. 157㎝의 단신이었던 그는 어려서부터 다이빙 선수로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42년 미국에서 유색인종으로는 처음으로 국내 다이빙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 48년 런던올림픽과 52년 헬싱키올림픽에 출전해 연속으로 금메달을 따면서 수영영웅으로 떠올랐다. 아시아계가 올림픽 금메달을 딴 것도 처음이었다. 특히 52년 그의 나이가 선수로서는 많은 32세여서 더욱 화제가 됐다.

이후에도 새미 리는 미국 수영대표팀 다이빙 선수들을 지도했고, 제자들 가운데 팻 매코믹과 그레그 루가니스가 각각 84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 88년 서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땄다. 새미 리는 이런 공로로 68년 국제수영 명예의 전당에, 90년 미국 올림픽 명예의 전당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새미 리는 공부도 게을리하지 않아 미국 남가주대(USC) 의대를 졸업하고 53년 전쟁 중이던 한국에 군의관으로 파견되기도 했다. 미군 소식지인 성조기(Stars and Strips)는 “새미 리는 수영영웅이면서 한국전 참전 용사이기도 했다”고 그의 죽음을 애도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