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된 신앙이냐 아니냐’는 교회 안이 아니라 교회 밖에서 결판난다. ‘일터와 가정에서 하나님을 경험하느냐’가 생명력 있는 신앙인지 죽은 신앙인지를 가르는 기준이 된다. 일터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는 성도의 간증을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가희 자매는 청소년수련관에서 일하는 초등반 담임교사였다. 학기 초부터 자주 문제를 일으키는 ‘관심 학생’ 3명을 데리고 안정적인 학급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관심 학생’들이 혹시나 분위기를 흐리지 않을까 염려했고, 다른 아이들도 어디로 튈지 몰라 불안해 했다.
자매는 이웃을 사랑하라는 말씀을 따라 모든 학생을 개인적으로 만나 상담하며 관심과 애정을 표현했다. 문제를 일으키는 방식으로 선생님의 관심을 끌지 말고 긍정적인 방식으로 관심을 끌도록 유도했다. 자매의 노력은 보상을 받았다. 아이들이 선생님을 좋아하며, 잘 따르게 됐다.
3개월이 지난 시점에 새로운 어려움이 생겼다. 자매가 탁월하게 지도하는 것을 눈여겨보던 관장님이 다른 반의 ‘심각하게 관심이 필요한 학생’ 한 명을 자매의 반으로 옮기기로 결정했다. 자매는 솔직히 그 학생을 맡고 싶지 않았지만 선택권이 없었다. 당장 다음 주 월요일부터 그 학생과 함께 생활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그 동안 힘들게 쌓아온 반 분위기가 그 아이 때문에 무너지겠구나하는 두려움이 자매를 사로잡았다. 그 동안의 수고가 헛수고처럼 느껴져서 화도 났다.
괴로워하던 자매는 주일 오후에 내게 도움을 요청했다. 자매의 상황을 듣고 있는 중에 말씀이 하나 떠올랐다. “모세가 백성에게 이르되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 너희가 오늘 본 애굽 사람을 영원히 다시 보지 아니하리라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을지니라”(출 14:13∼14). 나는 자매의 상황이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앞으로는 홍해를 마주하고, 뒤로는 애굽 군대의 추격을 받는 이스라엘 백성처럼 느껴졌다. 하나님 외에는 답이 없는 상황이었다.
이 말씀을 찾아 읽어 줬을 때 자매는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 알고 보니 주중에 답답한 마음으로 기도하다가 비슷한 말씀이 떠올랐던 것이다. 하나님은 자매에게 “너희는 가만히 있어 내가 하나님 됨을 알지어다”(시 46:10)라는 말씀을 주셨다.
자매는 이 말씀이 하나님께서 자기에게 주시는 약속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말씀에 순종하겠다고 결단만 했을 뿐인데, 담대함이 생겼다.
그날 밤, 자매는 그 학생을 어떻게 지도할 것인지에 대해 하나님께 지혜를 구하는 기도를 충분히 드렸다. 그가 앞으로 자신을 통해 변화될 것을 기대하는 소망도 품게 됐다. 지도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그 학생은 한 학기 내내 사고 한번 치지 않고 친구들과도 원만하게 생활했다.
강하룡(전인성장연구소 대표)
약력=△예함교회 담임목사 △저서 '교회 밖의 탕자, 교회 안의 탕자' 등 3권
[나의 일과 신앙 이야기] 일터에서 하나님과 동행하려면
입력 2016-12-05 2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