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정명진] 관광업계와 스타트업 연결을

입력 2016-12-02 17:55

인터넷과 스마트기기의 확산, 개별 관광객 증가에 따라 스마트관광 시대가 가속화되고 있다. 전 세계 관광정보를 스마트기기에서 확인하고, 편안하게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을 여행하는 사람들도 스마트관광을 즐길 수 있을까? 최근 스마트관광 활성화를 위해 공공 와이파이가 전국으로 확산되고,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스마트폰 활용 대중교통 서비스 등이 시작됐다는 소식이 있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실질적인 콘텐츠나 데이터가 없거나 부족해 상용화할 수 있는 것이 드문 게 현실이다.

스마트관광은 단순히 와이파이를 무료로 제공하는 수준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취향과 예산에 맞는 맛집과 숙소를 추천하는 등 광의의 디지털 서비스를 포괄하고 있어야 한다. 실제로 대표 관광지로 자리 잡은 여러 나라에서도 스마트관광이 가시화되고 있다. 독일 항구 도시 함부르크는 모니터링 시스템과 사물인터넷 기술을 활용한 스마트도로를 적용해 차량 통제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여 관광 편의를 높였다. 또한 런던, 두바이, 암스테르담, 뭄바이, 푸켓 등도 앞다퉈 스마트시티를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관광이 이뤄지기 위해 우리나라 관광 업계가 극복해야 할 문제는 무엇일까? 바로 IT업체가 가진 기술력과 국내 관광업계가 가진 콘텐츠의 융복합이다. 이는 기술업체만, 정부기관만, 여행업계만 각개전투로 뛴다고 이룰 수 있는 혁신이 아니다. 각 전문가들이 함께 힘을 합쳐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한다. 더 이상 실체 없는 IT기술에만 초점을 두고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성 있는 관광 IT기술을 가진 기업과 국내 인바운드 여행사를 연결해 진짜 상용화하는 데에 초점을 맞춰야 할 때다. 일례로 익스피디아의 경우 처음에는 일반 여행사로 시작했으나 지금은 다양한 스마트 플랫폼 확장을 통해 대표적인 관광 IT기업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구글 또한 트립스 시스템 개발과 함께 로컬 여행사들과 손잡고 첨단 스마트관광 시장을 열어가고 있다.

국내 시장도 늦지 않았다. 유수의 인바운드 여행사들은 다양한 국내 여행지, 맛집, 교통, 숙박에 대한 정보뿐만 아니라 연령별, 취향별로 고객들에게 어떤 테마의 여행이 어울리는지 빅데이터를 갖고 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수요 파악을 통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정보력도 갖춰져 있다. 따라서 관광스타트업과 관광업계의 연결고리를 찾아 활용한다면, 외국 스타트업 못지않은 스마트관광 상품이 탄생할 것이다. 물론 연결고리를 찾는 것과 더불어 국내 여행업계 보호를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 질 높은 서비스를 통해 관광 만족도를 올리려는 관광업계의 노력, 기발한 아이디어와 기술로 무장한 스타트업이 서로 화합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된 뒤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한국 시장도 플랫폼 시장은 어느 정도 기틀을 잡아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의료관광 플랫폼이나 서울관광마케팅팀에서 운영하는 원모어 트립 플랫폼 그리고 각종 스타트업이 운영하는 플랫폼들이 그것인데, 현재는 IT 개발자 중심의 아이디어 위주로 운영되다 보니 런칭 이후 2, 3단계 발전된 진입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손 안의 스마트기기로 여행지의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는 스마트관광. 관련 업계의 융복합만이 첨단화를 열 수 있는 선제조건임을 인식하길 바라며, 하루빨리 국내 관광업계 부흥의 대안으로 활성화되어 고부가가치를 이끄는 주역이 되길 기대해 본다.

정명진 코스모진여행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