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결의 2321호 채택 다음 날인 1일 서북도서와 수도권을 겨냥한 대규모 포병 사격훈련을 참관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모조리 쓸어버려야” “송장 더미로 되게 해야” 등 과격한 표현을 쓰며 대남 위협 수위를 높였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에 대한 반발이자 대응 수위를 높인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일 김 위원장이 전날 전선 포병부대들의 포병대 집중 화력 타격연습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타격연습에는 우리 6해병여단과 연평부대, 서울 및 수도권을 각각 겨냥하고 있는 서남전선수역 섬방어대 포병구분대와 전선 중장거리포병구분대가 참가했다.
노동신문 역시 해당 내용을 전하며 152㎜ 자주포, 240㎜ 방사포 등 장사정포 100여문이 해안가에 배치된 사진 20장을 공개했다. 사진에는 장사정포가 일제히 포격하는 장면을 비롯해 김 위원장이 이를 시찰하는 장면이 담겨 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이 ‘첫 타격에서 남조선 것들의 대응의지를 완전히 꺾어놓고 그래도 단말마적으로 발악하는 놈들이 있다면 아우성칠 놈, 비명 지를 놈도 없이 모조리 쓸어버려야 하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서남전선 포병부대들이 터쳐(터뜨려) 올리는 승전의 포성은 남진하는 인민군 부대들에 날개를 달아줄 것”이라며 남침을 뜻하는 남진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했다.
이번 북한의 포병 사격훈련은 지난달 30일 유엔 안보리의 신규 대북제재 결의안 2321호와 한·미·일 독자제재에 대한 반발 성격이 강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 등 국제사회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존재감을 드러낸 것으로 맞대응도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 군 서북도서방위사령부가 지난달 29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6주기에 맞춰 해상 사격훈련을 한 것에 대한 맞대응 성격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군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김정은 11월부터 서북도서를 비롯해 8회에 걸쳐 군부대를 방문했다”며 “북한군의 우리 영토에 대한 타격 위협을 강력히 규탄하며 만약 적이 도발할 경우 우리 군의 강력하고 단호한 응징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김정은 “남조선 것들 쓸어버릴 것”… 대대적 포병훈련
입력 2016-12-02 1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