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맥주 이어 4일부터 빵값도 인상… ‘혼란’ 틈탄 꼼수?

입력 2016-12-02 18:01

‘최순실 게이트’로 불안한 정국 속 소비재 가격이 속속 인상되고 있다. 특히 서민들이 주로 접하는 과자, 주류, 음료, 제빵 등 가격이 올라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은 커지는 상황이다.

파리바게뜨는 4일부터 569개 품목 중 약 34% 품목에 대해 가격을 인상한다고 2일 밝혔다. 평균 인상폭은 6.6%다. 단팥빵이 800원에서 900원(12.5%), 실키롤 케이크가 1만원에서 1만1000원(10%), 치즈케이크가 2만3000원에서 2만4000원(4.3%) 등으로 가격이 소폭 올라간다.

파리바게뜨가 가격 조정에 나선 것은 2014년 1월 이후 2년10개월 만이다. 파리바게뜨 측은 “임차료, 인건비, 물류비 등 관리비가 최대 16%가량 상승하면서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에는 유독 가격을 올린 소비재 품목이 많았다. 농심은 지난 7월 새우깡 등 스낵류 15종 가격을 평균 7.9%(소비자가 기준) 인상했고, 해태제과 역시 자일리톨껌 등 8개 제품을 평균 8.2% 인상했다. 코카콜라는 지난달 코카콜라와 환타 제품 가격을 평균 5% 인상했다. 오비맥주 역시 지난달부터 카스와 프리미어OB, 카프리 등 주요 맥주 제품 출고가격을 평균 6% 올렸다.

업체들은 모두 원가 상승을 가격 인상 이유로 꼽고 있는 상황이다. A업체는 “원가 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제조비용이 지속적으로 상승해 가격 인상 요인을 감내하다가 어쩔 수 없이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소비재 전반에 물가 상승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을 두고 어수선한 정국을 틈탄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 관심이 다른 곳에 집중된 사이 소비자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가격을 인상한 주류업계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높은 데다 코카콜라 역시 독과점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가져가는 입장이기 때문에 가격 인상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관계자는 “혼란스러운 틈을 탄 근거 없는 가격 인상은 아닌지 의구심이 제기된다”며 “식료품 등 서민경제와 직결된 품목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격 인상 소식이 이어지자 다음 주자로 라면업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라면의 경우 2011년 말 이후 가격이 오르지 않은 대표 품목으로 꼽힌다. 하지만 라면 제조업체는 일단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