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정례적으로 개최한 법원장 회의지만 금년 회의를 맞이하는 마음은 말할 수 없이 무거움을 느낍니다.”
양승태(68·사법연수원 2기·사진) 대법원장이 2일 전국 법원장회의를 열고 시국에 대한 무거운 마음을 토로했다. 법원장 35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회의에서 양 대법원장은 “유난히 다사다난했던 2016년이 마지막까지 크나큰 정치적 격랑에 휩싸인 채 저물어간다”고 인사말을 했다.
양 대법원장은 국정농단 사태로 국민이 불안해할수록 사법부가 굳건한 면모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법부는 정치 상황에 초연해야 함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며 “이런 때일수록 의연한 자세와 빈틈없는 직무 수행으로 국민에게 믿음과 안도감을 줄 책무가 있다”고 말했다. ‘육중한 바위 같이 폭풍에도 흔들리지 않는 진중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비유하기도 했다.
법조계의 어두운 관행인 전관예우 등을 언급하며 국민적 신뢰 회복을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양 대법원장은 “불미스러운 사건의 연속으로 법조계 전반을 보는 국민의 눈길은 싸늘해졌고 법원도 그 예외가 아니다”며 올해 법조 비리를 일으킨 판사 출신 최유정(46·여·연수원 27기) 변호사, 김수천(57·연수원 17기) 부장판사의 사례를 재차 언급했다. 양 대법원장은 지난 9월에도 긴급법원장회의를 소집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재발 방지를 다짐한 바 있다.
양 대법원장은 “국민에게 향후 이 같은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조치를 다할 것임을 다짐하고 행동으로 이를 보여야 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판에 대한 근거 없는 비난이나 왜곡을 물리칠 수 있는 근원적인 무기는 바로 국민의 신뢰”라고도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대법원장 “정치적 격랑에 마음 무겁지만… 흔들리지 말자”
입력 2016-12-02 1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