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0.6%로 잠정 집계됐다. 4분기 연속 0%대 성장이다. 저성장 기조가 굳어지는 가운데 국민의 실질구매력을 나타내는 국민총소득(GNI)은 2분기 연속 감소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실질 국내총생산(GDP) 잠정치’에 따르면 3분기 GDP는 377조6445억원(계절조정계열 기준)을 기록했다. 경제성장률은 앞서 발표된 속보치보다 0.1% 포인트 하락한 0.6%로 나타났다.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0.7%를 기록한 뒤 4분기 연속 1%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최근 10개 분기 가운데 0%대 성장을 기록한 게 아홉 번으로 저성장이 고착화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0월 말 발표된 성장률 속보치보다 잠정치가 소폭 하락한 것은 건설투자와 수출증가율이 기대에 못 미쳤기 때문이다. 건설투자는 속보치 발표 당시 3.9%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로는 3.5%에 그쳤다. 수출증가율도 0.8% 성장이 기대됐으나 0.6%로 낮아졌다. 이는 2분기 수출증가율(1.1%)의 절반 수준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7 단종 사태 등 제조업이 받은 타격도 저성장에 영향을 끼쳤다. 제조업 국내총생산은 올해 2분기 1.2% 증가했으나 3분기에는 0.9% 감소했다. -0.9% 성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2.5%) 이후 7년6개월(30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실질 GNI는 390조2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0.4% 감소했다. 지난 2분기에도 0.4% 줄었다. 2분기 연속 감소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GDP는 증가했지만 반도체 등 주력 수출품 가격이 유가 상승이 반영된 수입품 가격보다 떨어지는 등 교역 조건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 김창배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고려했을 때 0.8% 성장률은 기록해야 하는데 그에 못 미치는 성장이 계속되고 있다”며 “저성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보호무역이 강화되면 내년 경제 상황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저성장 기조 굳어지는 한국 경제
입력 2016-12-03 0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