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지표가 온통 빨간불이다. 최순실 사태는 추락하는 경제에 가속페달을 달았다. 외환위기 때만큼 상황이 안 좋다. 그러나 파고를 헤쳐나갈 선장도, 해법도 안 보인다는 게 문제다. 나라가 온통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빠져 있어 경제가 망가지는 줄도 모르고 있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0.6%다. 0%대 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부터 1년째 이어졌다. 작년 3분기의 1.2%를 제외하면 분기 성장률은 2년 넘게 0%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성장을 멈추고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실질 구매력을 보여주는 국민총소득(GNI)도 3분기에 0.4% 줄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2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 10월 산업생산은 두 달 연속 줄었다. 실물경기는 얼어붙는데 지난달 소비자물가만 올라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 속 물가상승)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업률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수출만 반짝 호조를 보였을 뿐 모든 지표가 악화일로다.
더 큰 문제는 내년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3%에서 2.6%로 낮췄다. 최순실 사태로 불확실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국정 혼란이 계속되는 와중에 미국 금리 인상과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가져올 파장도 가늠하기 힘들다. 한국경제는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는 가운데 전대미문의 외풍을 견뎌야 할 시험대에 올라 있다. 그런데 난관을 뚫고 갈 경제사령탑은 사실상 부재 상태다. 공무원들도 일손을 놓고 있다.
우리는 그동안 정치가 경제를 망친 사례를 숱하게 봐왔다. 시간은 많지 않다. 하루빨리 경제부총리와 내정자의 어정쩡한 동거를 끝내고 작금의 경제위기를 수습할 수 있게 힘을 모아야 한다. 최순실 사태에 경제가 망가지는 걸 방치한다면 역사로부터 두고두고 비판을 받게 될 것이다.
[사설] 최순실 사태로 더 추락하는 경제, 구경만 할 건가
입력 2016-12-02 1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