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한에이즈학회 신형식 회장 “HIV 감염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돼야”

입력 2016-12-04 19:37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의 경우 감염, 전파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조기 진단을 통해 빨리 치료를 해야 다른 사람에 대한 감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지난 12월1일 ‘세계 에이즈의 날’을 맞아 대한에이즈학회 신형식 회장(사진·국립중앙의료원 감염내과 교수)으로부터 HIV/AIDS 만성합병증 예방 관리와 신규 감염을 줄이기 위한 방안에 대해 들었다.

에이즈(후천성 면역결핍증)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성 질환이다. 지난 2014년 말 기준 3700만명의 감염인이 생존하고 있고, 매년 200만명의 신규 감염 환자가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의 경우 신 회장은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HIV 감염인 수는 적은 편이다. HIV 감염인 총 수는 1만2500명 정도다. 대략 2000여명이 사망해 현재 생존자 수는 1만500명 정도”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20∼30대의 젊은 신규 감염인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신 회장은 “젊은 층의 감염이 늘고 있어 이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HIV 치료제가 좋아져 조기 치료를 받으면 정상인과 비슷한 삶을 누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기 진단으로 빨리 치료해야 또 다른 감염을 줄일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 검사율이 낮고, 질환에 대한 인식도 매우 낮은 편이다. 2015년 조사에 의하면 국내에서는 약 10% 정도만이 검사를 받는 것으로 추산된다. 신 회장은 “국내에서 HIV검사를 받는 일반인 검사율이 낮아 본인이 실제 감염됐더라도 무증상인 경우가 많아 진단되지 않기도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HIV 감염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환자 수가 적은 나라에 속해 일반인들의 HIV 감염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 또한 어떻게 감염되는지 인식도 부족하다”며 질환에 대해 올바르게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나라는 조기 진단율을 높이기 위해 익명검사제도를 수년 전부터 시행했고, 일부 보건소에서 무료 HIV 신속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조기 진단과 검사율 향상을 위해 신 회장은 “미국의 경우 오바마 대통령이 ‘HIV 진단검사를 받자’고 나서며 적극적으로 홍보하기도 한다. 교육을 통해 스스로 검사율을 높이는 방법을 채택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대안을 제시했다.

또한 최근에는 HIV 예방 약제를 투여하는 방법(PrEP)이 HIV 고위험군의 예방 효과를 높이고 있어 이에 대한 국내 적용도 필요하다는 이견이 많다. 이와 관련 지난달 말 대한에이즈학회는 ‘HIV 노출전 예방요법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기도 했다. 신 회장은 “국내에서도 환자에 대한 치료법 외에 고위험군에 대한 예방 약물 처방으로 HIV 확산이 현저히 줄고, 궁극적으로 HIV 유행이 종료될 수 있는 수준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HIV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사회적 차별과 낙인을 개선해야 합니다. 또한 HIV 감염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갖고 조기 검진과 치료, 만성합병증 예방으로 철저히 관리한다면 HIV 유행이 종식될 수 있을 것입니다.” 신 회장은 “대한에이즈학회가 HIV 감염 인식 개선을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며 정부와 의료계는 물론, 국민들도 HIV 감염 확산 억제를 위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달라고 힘줘 말했다.

이영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