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박정희 前 대통령 생가 방화

입력 2016-12-01 21:32
1일 오후 3시15분쯤 경북 구미시 상모동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 방화로 추정되는 화재가 발생해 박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영정 등 추모관 대부분이 불에 탔다. 불은 10여분 만에 진화됐으며 방화범은 현장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불에 그을린 추모관 입구(위 사진)와 전소된 내부(아래 사진). 뉴시스

경북 구미의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 40대 남성이 불을 질러 박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영정 등이 있는 추모관이 대부분 소실됐다.

1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15분쯤 구미 상모동 박 전 대통령 생가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불은 소화기를 동원한 생가 관리인들과 출동한 소방관들에 의해 10여분 만에 꺼졌다.

경찰은 한 남자가 시너로 불을 지르는 모습을 봤다는 목격자의 신고에 따라 현장에서 백모(48·경기 수원시)씨를 검거했다. 백씨는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하지 않아 방화했다”고 경찰에서 진술했다. 경찰은 화재 직후 생가 방명록에서 백씨가 쓴 ‘박근혜는 자결하라. 아버지 얼굴에 똥칠하지 말고’란 글을 찾았다.

기차를 타고 구미에 왔다는 백씨는 며칠 전에도 혼자서 생가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개인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 생가는 753.7㎡(228평)의 대지에 생가, 안채, 분향소, 관리사 등 4동의 건물이 있다. 1964년 초가인 안채 건물을 현재의 모습으로 개축해 주거 및 사무실로 사용하고 1979년 박 대통령 서거 직후부터 응접실을 분향소로 이용하고 있다. 생가 건물 중 초가는 원래 상태로 보존되고 있으며 1993년 2월 25일 경상북도 기념물 제86호로 지정돼 유족과 구미시에서 공동 관리하고 있다.

백씨는 앞서 2013년 12월 대구 팔공산 자락에 있는 노태우 생가에도 불을 질렀다가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2007년에는 서울 송파구 나루공원에 있는 ‘삼전도비’를 훼손했다.

구미=김재산 기자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