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민주당의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월가 출신 인사를 핵심 경제 라인에 대거 배치한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게 쓴소리를 날렸다.
30일(현지시간) 의회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두 의원은 공동성명을 내고 “워싱턴의 오물을 걸러내겠다(Drain the swamp)던 약속이 헛된 공약에 불과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가 월가 출신의 스티븐 너친을 초대 재무장관으로 발탁한 것은 위선적이라고 지적했다. 너친은 투자금융회사 골드만삭스 임원 출신으로 정치 경험이 없지만 트럼프 선거 캠프에서 재정 부문을 맡으며 초대 내각 자리를 꿰찼다. 트럼프는 너친뿐 아니라 상무장관에 사모투자펀드 WL 로스&컴퍼니 회장인 윌버 로스를, 상무부 부장관에 시카고 컵스 소유주 토드 리케츠를 발탁했다.
두 의원은 “트럼프는 월가와 싸워 워싱턴을 변화시키겠다고 했지만 이번 내각은 그 변화라 할 수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너친이 2009년 파산한 주택담보대출업체 인디맥을 인수해 원웨스트로 개명하고 CIT 그룹에 매각한 사실을 거론하면서 “구제금융을 받아 세금 수억 달러를 챙겼다”고 날을 세웠다. 워런은 별도로 CNN방송 ‘앤더슨 쿠퍼 360’과 인터뷰를 갖고 “월가가 아닌 미국인을 위한 정부를 꾸리겠다던 트럼프가 결국 월가에 재무부를 넘겼다”고 반발했다.
이런 우려에 로스는 CNN에 “트럼프의 공약은 실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년간 협상해본 결과 트럼프는 허풍쟁이가 아니다”라며 “그간 협상에서 하겠다는 것은 정말 실현했다”고 덧붙였다. 또 트럼프 공약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 대해서도 “(트럼프 정부의) 합당한 출발점”이라고 재협상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美 진보파 샌더스·워런, 트럼프 조각 비판 성명 “위선적 인선… 월가에 재무부 넘겨”
입력 2016-12-01 1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