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신히 진정시킨 채권금리가 다시 올라가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의 감산 합의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채권 가치를 끌어내리는 것이다. 유가가 오르면 물가 상승을 부른다. 물가가 오르면 미래 시점의 화폐 가치가 하락하기 때문에 장기채권의 인기 하락으로 연결되면서 채권 가치 추락과 금리 상승을 유발한다.
1일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권 10년물 금리는 2.202%로 마감했다. 전날보다 0.058% 포인트 오르며 연중 최고치 기록을 경신했다. 국고채 3년, 5년, 20년, 30년, 50년 금리도 일제히 전날 대비 0.016∼0.066% 포인트 치솟으며 거래를 마쳤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이 국고채권 및 통화안정증권 발행 물량을 줄이는 등 시장안정 조치를 해왔지만 ‘채권금리 급등’ 공포가 다시 현실화하고 있다.
유가 상승은 달러화 강세 흐름과도 연계돼 있다. 유가가 오르면 물가가 오르고, 이는 곧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이어진다. 이 때문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12월 금리 인상 기대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경기부양 기대감으로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화 인덱스는 30일 101.50을 기록했다. 국제금융센터는 “최근 16년간 가장 높은 수치”라고 밝혔다.
유가 상승은 대체 투자처인 금 가격의 추락도 불러왔다. 30일 국제 금 가격은 온스당 1173.25달러로 최근 9개월 사이 가장 낮은 수준으로 거래됐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안전자산인 금 가격은 당분간 저공비행할 전망이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OPEC 감산 합의 여파… 국제유가 뛰니 채권금리↑ 달러화↑ 금 값↓
입력 2016-12-01 1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