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신학철 강요배 임옥상 이종구 안창홍 윤석남 이이남….
미술사학자 이태호(64)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가 내년 2월 정년퇴임을 앞두고 이들로부터 ‘축화집(祝畵集)’이라는 이색 축하를 받았다. 지난 30일 서울 서대문구 명지대 인문캠퍼스 방목학술관에서는 이 교수의 정년퇴임 기념 특별강연이 있었다. 눈길을 사로잡은 건 1980년대 민중미술운동을 함께해 온 작가와 미술평론가, 선후배 작가 등 30여명이 보내온 축하 작품을 엮은 화집이다. ‘비료포대 그림’으로 유명한 이종구 작가는 ‘농부처럼 부지런하게 미술사를 개척해 온’ 이 교수를 위해 그의 초상화(사진)를 특유의 사실주의 화법으로 그렸다.
이 작가는 고(故) 노무현 대통령 공식 초상화를 그린 작가다. 금강산 답사를 함께 갔던 강요배 작가가 택한 그림은 만폭동 너럭바위에서 보덕굴을 가리키며 열심히 설명하는 이 교수를 담은 풍경화다. 이 교수는 답사 문화를 접목한 현장주의 학문이 브랜드다. 임옥상 작가는 ‘청와대 앞 붉은 묘지’ 그림으로 늘 역사의 한가운데 서 있고자 했던 이 교수를 기억했다. 처음 교수로 출발했던 전남대에서 교유했던 지역 작가와 선후배 작가들도 마음을 보탰다.
‘한국 미술사의 절정’이라는 제목의 기념 강연을 통해 이 교수는 평생의 학문적 성과와 시각을 집약했다. 그는 정선과 김홍도, 달항아리 도공, 이중섭 박수근 김환기를 한국미술사 300년의 절정기를 일군 대표 작가로 꼽았다. 서울 종로구 노화랑에서는 이 교수가 기획자가 돼 이들의 작품을 조망하는 전시가 열린다. 손영옥 선임기자
정년 퇴임 앞둔 미술사학자 이태호 교수에 민중미술 작가들 ‘축화집’으로 이색 축하
입력 2016-12-01 19: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