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첨가하니 ‘매출’ 맛깔나네

입력 2016-12-02 04:01

식품업계가 원료뿐 아니라 조리 과정에도 ‘건강함’을 부각시킨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원료부터 만들어지는 과정까지 깐깐하게 고르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제품들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동원 F&B는 업계 최초로 매일 깨끗한 새 기름으로 만드는 어묵 ‘동원 바른어묵’을 지난달 출시했다. 출시된 지 보름이 채 되지 않았지만 반응은 뜨거운 편이다. 어묵은 아이들을 비롯해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제품으로 꼽히지만 기름에 오래 튀기는 조리과정 탓에 건강한 식재료 이미지는 아니었다. 이 때문에 원료 차별화를 내세우며 어묵 업체 경쟁이 치열해지자 동원 F&B는 원료뿐 아니라 만드는 과정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어묵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대두유가 아닌 카놀라유를 사용했다. 카놀라유에는 건강에 이로운 오메가3, 지방산 등 불포화 지방산이 90% 이상 함유돼 있다. 매일 새로운 기름을 쓰고, 카놀라유를 선택한 탓에 제품 가격은 기존에 비해 15%가량 비싸졌다. 동원F&B 관계자는 “안심하고 선택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프리미엄 제품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햄과 소시지도 ‘건강하지 않은 식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제품 중 하나다. 품질이 낮은 돼지고기를 사용하고 합성첨가물이 많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국내 냉장햄 시장 규모도 점점 줄어들어 2013년 8739억원, 2014년 8665억원 수준이었다.

냉장햄 시장이 정체를 겪자 햄과 소시지 역시 건강함을 부각한 제품이 등장했다. CJ제일제당은 ‘돼지고기 함량 90% 이상’과 ‘무(無) 첨가’를 내세운 ‘The더건강한햄’을 출시했다. 전분과 합성아질산나트륨, 합성착향료, 합성보존료, 에리소르빈산나트륨 등 5가지 첨가물을 뺐다. 브랜드 론칭 1년 만에 매출은 400억원을 돌파했다. 목우촌 등 다른 업체들도 무첨가 냉장햄을 내놓으면서 지난해 시장은 9229억원 규모로 커졌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단순히 좋은 재료를 사용한다고 좋은 제품이 만들어지는 게 아니어서 수년간 연구개발을 거쳤다”며 “‘햄도 안심하고 먹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라면 역시 기름에 튀기는 대신 바람에 말리는 과정을 부각하며 ‘건강한 라면’을 내세운 제품이 등장했다. 풀무원이 지난 2월 출시한 ‘자연은맛있다 육개장칼국수’는 바람에 말린 면발 안에 미세한 구멍을 낸 ‘발포공법’을 사용한 면이다. 이 제품은 진입 장벽이 높은 라면시장에서 출시 8개월 만에 국내 라면시장 ‘톱 10’에 진입하기도 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