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로교총연합회(한장총) 새 대표회장에 취임한 채영남(64) 목사의 음성은 평소와는 사뭇 달랐다. 마이크의 볼륨이 너무 높기도 했지만 평소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말 그대로 대전환이 필요한 때입니다. 대한민국은 출산율 최하위 국가로 향후 지구상에서 제일 먼저 소멸될 나라가 됐으며, 저성장과 양극화로 사회 갈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핵무기와 전쟁 위협으로 한반도 정세마저 흔들리고 있습니다. 거기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박근혜 정부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채 대표회장은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교회는 성장과 부흥의 패러다임에서 회복과 참여의 패러다임으로 대전환해야 한다는 얘기를 여러 차례 반복했다. 마치 7년 흉년을 준비했던 요셉처럼 ‘요셉의 창고’를 대비해야 한다는 말 같았다. 지난 29일 취임식 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5층 한장총 사무실에서 온아한 미소를 되찾은 채 대표회장을 만났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 시대 그리스도인들이 품어야 할 종교개혁의 메시지는 뭐라 보시는지.
“500년 전 종교 개혁자들이 외쳤던 그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때 그 정신 ‘오직 성경, 오직 믿음, 오직 은혜, 오직 그리스도, 오직 하나님께 영광’을 회복하자는 것이다.”
-한장총이 ‘종교개혁 500주년, 다시 하나님 앞에서’라는 주제로 전개하고자 하는 주요 사역은.
“‘코람데오(다시 하나님 앞에서)’다. 종교개혁의 정신은 ‘나부터’ 먼저 개혁하자는 것이 아니냐. 개혁의 열매는 신앙윤리회복이다. 목사와 장로부터 거듭나야 한다. 그래서 한장총은 ‘한국교회지도자 윤리위원회’를 설치해 지도자를 세우는 윤리기준을 확립하고 이를 실천하는 규칙을 제정할 것이다. 나부터 개혁하는 지도자 윤리 강화를 통해 무너진 한국교회의 신뢰를 얻고자 한다.”
-복음통일을 준비하는 ‘통일선교연합’이 창립됐다. 한장총이 산파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한장총은 민족과 교회의 지도자를 세우는 일에 힘써야 한다. 특히 남북이 복음으로 통일되는 때를 위해 통일일꾼 지도자를 세우는 일에 더욱 힘쓸 것이다. 이를 위해 교회사 전문가들로 자랑스러운 장로교인 500명을 발굴 선정, 책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으로 온 국민이 허탈해한다. 이 난국을 풀 해법은.
“이미 한국교회와 지도자들이 성명서와 기도회로 밝혔듯이 이런 지경이 되기까지 국정농단을 한 사람들은 헌법과 법률에 따라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대통령이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들을 사랑하고 존중한다면 풍랑을 만난 요나의 마음으로 하루속히 모든 것을 다 내려놓아야 한다.”
-최순실 게이트에서 드러났듯이 기복주의 신앙이 문제라는 비판이 교계에서도 적지 않다.
“한국교회와 지도자들도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성장주의와 기복주의 신앙을 주입시킨 것을 자성해야 한다. 정치권을 기웃거리며 ‘값싼 복음’을 전한 죄도 크다. 이단 사이비를 양산시킨 잘못을 저지르기도 했다. 한장총은 예수 그리스도의 보혈의 피가 헛되지 않도록 복음의 본질을 되찾아 조화와 균형이 있는, 성숙한 신앙과 살아 숨쉬는 신학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
한장총 새 대표회장 채영남 목사 “다시 하나님 앞에서, ‘나부터’ 먼저 개혁해야”
입력 2016-12-01 21:13 수정 2016-12-11 15: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