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통해 유전되는 선천성 미토콘드리아 유전병을 더 쉽게 예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줄기세포센터 강은주(38·사진) 박사는 “미토콘드리아 치환술을 이용한 미토콘드리아 유전병 예방 논문을 네이처 온라인에 게재했다”고 30일 밝혔다. 네이처 지면에는 8일(현지시간) 실린다.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자는 모계 난자로부터 유전된다. 우리의 외모 등 표현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당뇨나 근육, 심장, 신장 이상 등의 유전 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 미국에서는 매년 800여명이 미토콘드리아 질환을 갖고 태어난다. 서울아산병원에도 매년 환자가 15명가량 찾아온다.
미토콘드리아 치환술은 강 박사의 지도교수인 슈크라트 미탈리포프(55) 박사가 2009년 개발했다. 인공수정 전에 난자의 손상된 미토콘드리아를 건강한 난자의 것으로 바꾸는 기술이다. 한국에서는 ‘세 부모 아이’로 알려졌다. 미토콘드리아의 유전자는 다른 난자로부터 가져오기 때문에 아버지는 하나지만 어머니는 둘인 셈이다.
강 박사는 미토콘드리아 돌연변이를 포함한 난자에서 미토콘드리아를 치환하면 질병 유전을 예방할 수 있다고 연구를 통해 최초로 밝혀냈다. 또 미토콘드리아 치환술에 나타나는 부작용의 원인 작용과 해결 방법을 제시했다. 특정 미토콘드리아가 빨리 증식해 발생하는 부작용을 건강한 공여 난자의 미토콘드리아나 이를 포함하는 세포 증식 속도 차이로 해결하는 방법이다.
다만 윤리적인 검토가 남아있다. 영국에서는 이 기술이 승인됐다.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 산하 기관인 의학협회에서는 윤리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밝혔지만, 초기 임상연구는 미토콘드리아를 유전시키지 않는 남자아이로 제한했다. 국내에선 신선한 난자 채취도 불법이고 미토콘드리아 치환 실험도 불가능하다.
김동우 기자
‘세부모 아이’ 유전병 예방 길 열렸다
입력 2016-11-30 2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