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춤추는 정치테마주… 변동률 평균 3배 ‘널뛰기’

입력 2016-12-01 04:09
주식시장에선 대선 레이스가 이미 시작됐다. 야권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폭되자 사안이 터질 때마다 ‘정치테마주’가 급등락하고 있다.

최근 주목받은 종목은 이른바 ‘이재명 테마주’다.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촛불집회에 초기부터 적극 참여한 이재명 성남시장의 지지율이 급등하자 이 시장의 고향인 경북 안동에 본사를 둔 동신건설이 11월 들어 배 가까운 폭등세를 보였다. 박 대통령의 3차 담화가 있던 29일엔 ‘황교안 테마주’가 널을 뛰었다. 황교안 총리 동문이 대표로 있는 인터엠은 박 대통령 담화가 예고되자 ‘황 총리의 대통령 권한 대행 가능성’에 급등했다 담화 직후 최대 14%까지 급락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테마주인 안랩 주가는 11월 초까지 하락했다가 안 전 대표가 집회에 적극 참여하면서 함께 뜨는 중이다. 유력한 대권 후보로 꼽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 종목은 지난 10월 말 폭등했다. 우리들휴브레인과 계열사 우리들제약이 대표적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 주치의 이상호 우리들병원장의 전 부인 김수경씨가 우리들휴브레인의 대주주라는 이유다. 이들 주식은 이후 완만한 하락세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테마주는 추세가 반대다. 반 총장의 외조카가 대표로 있는 지엔코 주가는 9월부터 급등했다. 이후 여권에 불리한 사건이 연달아 터지면서 10월 하락세를 타다 최근 다시 오르는 모양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치테마주는 지난 8월 초부터 들썩이기 시작했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비리 연루 의혹 등 정치적 민감 이슈가 터져 나오던 시점이다. 총선일 이후 코스피·코스닥 두 지수가 평균 11.8% 변동률을 보인 데 반해 정치테마주의 변동률은 32.3%로 3배 수준이다.

정치테마주는 대개 확인되지 않은 풍문에 따라 움직인다. 인터넷 게시판이나 카페에 올라오는 내용이 퍼지는 사례가 많다. 해당 정치인이 상장기업에 몸을 담았다든지 친인척, 동문 등이 대표라는 식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루머 유포자 등은 단속하고 있지만 언론에 확산되는 경우까지 단속하기는 어렵다”면서 어려움을 토로했다.

금융 당국은 지난 대선 때 정치테마주 49개 종목을 집중 조사, 불공정거래 혐의로 47명을 적발했다. 이 중 일부는 실형까지 언도받았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은 “주식을 투기라 생각하는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위험성을 알고도 벌이는 ‘폭탄 돌리기’”라면서 “일반적인 투자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평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