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장악한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 주민들이 마실 물이 없는 생사기로에 놓였다. AFP통신은 30일(현지시간) 모술에 남은 주민의 40%에 달하는 65만명이 마실 물이 없는 상황에 처해 심각한 2차 보건위기가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상수도관은 이라크 정부군을 지원하는 미군의 공습으로 파괴됐거나 IS가 의도적으로 차단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군은 지난 10월 중순부터 6주째 이 지역 탈환 작전을 벌이고 있다.
주민 움 아흐라프씨는 “사용할 수 있는 물이 전혀 없다”며 “겨우 우물에서 물을 길어 쓰는데 너무 짜 끓인 뒤에야 겨우 마실 수 있다”고 묘사했다. 물 부족으로 난민이 급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후삼 알아바르 니네베주 의원은 “인도주의적 대재앙에 직면했다”며 “상수도, 전기, 의료, 식료품 등 생존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 모두 사라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무차별 폭격이 이어지는 시리아 북부 알레포에서도 지난주에만 주민 약 2만7000명이 피난길에 나섰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지난 15일 러시아군과 연합한 정부군이 반군 장악지역인 북동부 탈환 작전에 들어간 뒤 아비규환이 연출되고 있다. 식량이 고갈되고 폭격이 이어지자 더 이상 고향을 지키기 어렵다고 판단한 주민들이 짐을 챙겨 대거 마을을 떠났다. 일부 피난민은 공황상태에 빠져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피난 행렬은 정부군이 있는 알레포 서부와 쿠르드족이 점령한 세이크 마크수드, 반군 점령지인 동남부 지역 등으로 일정한 경로 없이 우왕좌왕 흩어지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이들이 별다른 교통수단 없이 8∼9㎞ 거리를 걸어 이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이들의 안전을 지켜줄 시스템은 없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긴급회의를 열고 인도주의적 구호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프랑수아 델라트르 프랑스대사는 “2차 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민간인 대학살로 기억될 일에 침묵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모술 탈환작전 6주째… 마실 물도 끊겨
입력 2016-11-30 1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