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이마트 김해성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며 정용진 부회장이 그룹 내 유일한 부회장으로 남게 됐다. 정용진·유경 남매 경영이 본격화된 올해는 소폭 인사를 통해 조직 안정을 우선시했다. 다만 미래 먹거리를 위한 역량 강화를 내세워 신사업 분야 등에 전문성 있는 젊은 임원을 대거 발탁하는 등 조직 쇄신도 단행했다. 회사 안팎에선 “정 부회장이 ‘미래 먹거리를 찾아내라’는 특명을 내린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신세계그룹은 12월 1일자로 사장 1명, 신규 대표이사 내정자 3명 등 77명에 대한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다고 30일 밝혔다(명단 21면). 인사 폭은 크지 않았다. 사장 승진자 명단에는 기존 이갑수(사진) 이마트 대표이사(부사장)만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 1982년 신세계백화점에 입사한 이 사장은 2012년 이마트 총괄대표이사에 오른 데 이어 올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영업통’으로 불리는 이 사장은 유통업계 불황 속에서도 이마트 성장을 이끈 성과를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변화는 이마트 공동대표였던 김 부회장의 퇴진이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승진을 하며 전문경영인으로서는 신세계그룹 내에서 9년 만에 나온 부회장이었다. 정 부회장을 오랜 기간 보좌한 최측근으로도 알려져 있다.
정 부회장이 평소 강조하던 사업에선 인사가 두드러졌다. 이마트 편의점 사업을 이끄는 이마트위드미 대표이사에는 김성영 이마트 신사업본부장 부사장보가 맡게 됐다. 1인 가구 증가로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는 편의점 사업은 이마트의 대표적인 신사업으로 꼽힌다. 또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하남’의 문을 성공적으로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사업총괄 부사장보는 신세계프라퍼티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 ‘쇼핑 테마파크’를 내세운 복합쇼핑몰도 신세계의 미래 먹거리 중 하나다. 특히 올해 3명의 신규 여성 임원이 발탁됐는데 이 중 2명이 신세계프라퍼티의 여주은, 위수연 상무보다.
신세계그룹은 “미래 준비와 핵심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수 있는 최적임자를 엄선해 승진시켰다”며 “앞으로도 연공서열을 탈피해 철저히 능력과 성과주의 인사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유경 총괄사장이 이끄는 백화점 부문에서는 사장 승진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정 총괄사장은 지난해 사장으로 승진했다. 정용진·유경 남매는 지난 4월 각자 보유하고 있던 신세계와 이마트 주식을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책임 경영을 본격화했다. 이마트는 정 부회장이, 백화점은 정 총괄사장이 담당하는 형식이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신세계 “미래 먹거리 발굴” 젊은 피 전진배치
입력 2016-11-30 18:42 수정 2016-11-30 2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