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넘게 여성의 누드 사진을 실어온 ‘피렐리(Pirelli) 달력’이 2017년 달력엔 여성의 민낯을 담는다(사진). 영국 가디언은 29일(현지시간) 144년 전통의 이탈리아 타이어업체 피렐리가 화장기 없는 여배우의 모습을 담아 내년 달력을 제작했다고 보도했다. 누드 사진만을 고집하다 변화를 시도한 건 이번이 2번째다. 2016년 판엔 테니스 선수 세레나 윌리엄스를 비롯해 큰 성취를 이룬 여성의 모습을 담았다.
이번 촬영은 독일 사진작가 피터 린드버그가 맡았다. 모델로는 니콜 키드먼과 케이트 윈즐릿, 헬렌 미렌 등 할리우드 스타가 출동했다. 중국 배우 장쯔이와 스웨덴 배우 알리시아 비칸데르도 나섰다. 배우가 아닌 모델로는 러시아 모스크바 국립정치대학 강사 아나스타시야 이그나토바가 유일했다. 달력에는 71세(미렌)부터 28세(비칸데르)까지 여성 사진 40장이 실린다.
피렐리는 시대 변화에 맞춰 여성의 몸에서 탈피하려고 애쓰고 있다. 린드버그는 이날 프랑스 파리 기자회견에서 “감정과 섬세함을 드러내기 위해 누드보다 더 발가벗겼다”며 “여성은 항상 젊고 완벽해야 한다는 발상을 깨부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윈즐릿은 “사람들은 날 어려 보이게 찍으려 하는데 그냥 40, 50, 60세도 괜찮지 않나요”라고 물었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
반세기 누드 사진 ‘피렐리 달력’, 내년 달력엔 ‘여배우 민낯’ 담는다
입력 2016-11-30 2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