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12세 여성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자궁경부암 국가예방접종사업이 시행 5개월째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예방접종을 받은 비율은 지난 11월2일 기준으로 전체 대상자의 약 27.8%다. 4명 중 1명꼴로 접종받은 셈이다. 이는 해외의 경우와 비교하면 낮진 않지만, 국내의 다른 백신 접종률과 비교해보면 꽤 낮은 수준이다. 최근 보건통계에 따르면 자궁경부암은 매년 5만명 이상이 진료를 받는 암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해마다 3600여명이 새롭게 진단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20∼30대의 젊은 여성층에서 많이 발생하고 있어, 자궁경부암 발생 연령이 낮아지는 추세다. 그런데도 예방접종률이 저조한 이유는 무엇일까?
대다수 사람들이 자궁경부암 무료접종 시행 여부를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낮은 접종률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자궁경부암 백신에 대한 부작용 사례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백신에 대한 일종의 불안감이 형성됐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공인식 질병관리본부 예방접종관리과 과장은 “실제 파악한 결과 학생이나 부모님, 교사들이 자궁경부암 국가예방접종사업 자체에 대해 모르는 경우가 꽤 많았다”며 “무료접종을 알고 있더라도 자궁경부암 백신 부작용 등 이상반응에 대한 우려가 괴담처럼 많이 퍼진 상태다”고 설명했다. 공 과장은 “언론 등에서 희귀한 케이스나 사실과 맞지 않는 케이스를 퍼트리는 경우도 있으며,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한 모임(안예모)’이라는 비영리단체에서는 자연치유가 가능하다고 얘기하는 등 정확하지 않은 정보와 희귀하거나, 관련성이 없는 부작용을 침소봉대하는 경향이 많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에 따른 잘못된 믿음이 부모들에게 예방접종을 실천하지 못하도록 해, 오히려 감염병이 증가하고 결국 미스트러스트를 믿게 되고 유행이 돼버렸다고 지적했다.
자궁경부암 백신의 대표적인 부작용은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과 불임 등이 꼽힌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자궁경부암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은 타 백신과 큰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의 경우 지난 2013년 일본에서 나타난 이상사례로, 일본 후생노동성은 해당 증상은 ‘접종 대상자의 심리적 불안과 긴장에 의한 것’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불임과 관련해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난소부전’ 증상에 대해 자궁경부암 백신접종과 관련성이 없다고 판명했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도 자궁경부암 백신이 접종을 중단할 만큼 안전성 우려는 없다고 강조하며 안전성을 확인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질병관리본부는 자궁경부암 국가예방접종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예방접종 대상자들 중 아직 접종을 하지 않은 자녀가 있는 16만 가구에 자궁경부암 접종이 왜 필요하고, 부작용이 큰 문제가 아니며, 언제까지 맞아야 하는지 등을 안내하는 우편물을 발송했다. 또한 접종에 대한 인식 개선 캠페인도 펼치고 있다.
공인식 과장은 “라디오나 TV 광고 등을 통해 캠페인을 실시할 예정이다. 의료계에도 협조를 요청했다. 예방접종피해보상 전문위원회를 진행해 의심신고 건에 대한 리뷰도 진행할 예정이다. 현재 15만명 정도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았고, 이중 15건이 의심신고가 들어온 상태다. 해당 건에 대해 하나하나 어떤 사례인지, 어떤 증상인지, 어떻게 해결이 됐는지 등 세부적으로 설명할 것”이라며 “전문가들이 해당 사례들을 살펴본 결과 백신과 분명하게 연관돼 있는 경우는 없다”고 강조했다.
박예슬 기자
만 12세 자궁경부암 무료접종 시행 5개월됐지만 27.8% 그쳐
입력 2016-12-04 1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