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과 뛰어노는 게 꿈이었는데 한국 의사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걷게 돼 고맙습니다. 열심히 공부해 다른 나라의 아픈 어린이들을 고쳐주는 의사가 될 거예요.”
선천성 뇌성마비로 태어나면서부터 보행이 어려웠던 카자흐스탄 어린이가 경기도 고양시 서남의대 명지병원(병원장 김형수)의 국제 나눔의료를 통해 걸을 수 있게 됐다.
명지병원은 카자흐스탄 뇌성마비 환아 자이나로브 줄야르(9)를 초청, 지난 22일 무료로 근육인대 이완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쳐 정상 보행을 위한 재활치료에 들어갔다고 30일 밝혔다. 2011년 네팔 심장병 어린이 초청 무료수술을 시작으로 국제 나눔의료 사업의 7번째 사례다.
이번 수술은 경기도와 경기메디투어센터가 환자와 보호자의 항공비, 기타 체재비를 지원하고 명지병원이 수술비, 치료비, 입원비 등 의료비용을 부담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자이나로브는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자동차로 18시간 정도 걸리는 카라가일리라는 작은 마을에서 두 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아버지는 자이나로브가 4세 때 병사했으며 어머니가 노동으로 힘겹게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아들과 함께 온 엄마 자이나로브 라신다(46)씨는 “장애의 몸으로 태어나게 했다는 죄책감으로 하루도 눈물이 마른 적이 없었다”며 “수술을 받고 난 후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노는 모습을 상상하니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번 자이나로브 초청 무료 수술은 카자흐스탄 공영 방송국이 입원부터 퇴원까지의 모든 과정을 방영할 예정이다.
김형수 병원장은 “앞으로도 더 많은 개발도상국가 어린이들이 치료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고양=김연균 기자 ykkim@kmib.co.kr
“친구들과 노는 모습 상상하니 세상 다 가진 기분”
입력 2016-11-30 2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