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배경·문학적 구조 설명… 구절들마다 깊이 있는 해석

입력 2016-11-30 20:51

히브리서는 신약성경 가운데 가장 난해한 책으로 꼽힌다. 독자에 따라서는 교회학교 시절 숱하게 암송했던 11장 때문에 친근할 수 있다. 하지만 히브리서를 처음부터 13장까지 읽는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성경 전체에 대한 이해 없이는 내용파악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독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친절한 해설서다. 저자는 미국 켄터키 주 루이빌의 침례교신학교 교수. 히브리서 전반에 대한 역사적 배경과 문학적 구조를 설명하고 구절들마다 깊이 있는 해석을 달고 있다. 이 책은 특히 세계 복음주의 신학자들이 기획, 집필하고 있는 탁월한 주석 시리즈인 ‘기독교 복음 선포를 위한 성경신학’ 중 하나다.

저자는 우선 히브리서 집필 목적이 경고 구절과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경고 말씀은 5군데 등장한다. 모두 믿음에서 떨어져 나가지 말 것을 촉구하고 있다. 예수와 새 언약을 버리고 모세 율법과 옛 언약으로 돌아가지 말라는 메시지다. 그러면서 만일 믿음에서 떨어져 나가면 파멸과 영원한 멸망을 맞을 것이라 주장한다. 그렇다고 경고가 히브리서의 요지는 아니다. 그리스도의 사역이 너무나 위대하기에 그런 예수 그리스도를 떠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히브리서의 중심 메시지는 그리스도를 저버리지 말라는 당부라고 말한다.

당시 유대교는 로마의 합법적 종교 중 하나였다. 그리스도인들은 유대교 의식을 따라감으로써 박해나 괴로움을 면할 수 있었고 기독교를 믿는 데서 오는 수치를 당하지 않을 수 있었다. 히브리서는 그렇게 ‘흔들리는’ 교인들을 위한 책이다.

책은 구약 예언에 대한 약속과 성취, ‘이미(already) 그러나 아직(but not yet)’이라는 신약성경의 종말론 구조, 구약성경과 신약성경에서 발견되는 일치성을 나타내는 ‘예표론’ 등 신학을 설명하면서 마무리 한다.

저자는 ‘새 관점’ 대표 주자인 톰 라이트와의 칭의론 논쟁에서 존 파이퍼 목사를 대신해 복음주의적 입장을 논증하며 스타로 떠오른 주인공이기도 하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