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영성] 이스라엘 음란 책망한 ‘호세아의 눈’으로 보라

입력 2016-11-30 21:05
‘한국교회는 끝났다.’ 지난여름 한 청소년선교단체 대표의 악행이 알려졌을 때 이런 절망감이 몰려왔다. ‘한국은 이제 미로에 갇혔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일파만파로 퍼질 무렵 이런 답답함이 찾아왔다. ‘이젠 전 세계의 미래가 불확실하다.’ 최근 미국 대선 결과가 나온 뒤엔 이런 불안감까지 덮쳤다.

이찬수 분당우리교회 목사가 이 책을 준비하는 동안 거친 감정들이라고 한다. 이 목사는 호세아서를 묵상하면서 이 복받치는 감정들을 통과했다. “내가 어찌 너를 버리겠느냐.”(호 11:8) 저자는 제목처럼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본심에 주목한다. 하나님의 책망을 통해 오늘날 우리의 죄를 돌아본다.

“우리가 포기하지 않으시는 하나님의 그 사랑을 경험하려면, 오늘 우리가 처한 현실이 어떠한가를 외면한 채 어물쩍 넘어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19쪽).” 우리의 현실은 하나님을 떠난 ‘음란함’(호 1:2)이다. 당시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을 섬기면서 바알 신도 숭배했다. 바알은 농사에 필요한 비를 주관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나안 원주민들의 신이었다.

가나안의 제의식은 여 사제가 남성들과 성행위를 하는 것이었다. 바알 신이 그 제의식을 보고 성적으로 흥분해 아스다롯이란 여신과 성관계를 맺고 그 과정에서 비가 내린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풍요에 대한 바람이 음란으로 이어진다. 영적 음란이 위험한 이유는 그것이 생활 전반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들은 번성할수록 내게 범죄하니.’(호 4:7) 저자는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책망을 한국교회에 적용한다. “이런 죄를 범하는 목사들 중에 큰 교회 목사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배가 불렀다는 것이다(32쪽).” 그럼에도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고 한다. “하나님은 자신의 죄를 회개하는 자를 기뻐하신다(117쪽).”

그 예로 ‘내면 세계의 질서와 영적 성장’의 저자인 고든 맥도널드 목사를 들었다. 그는 설교단에서 간음을 고백하고 3년 동안 자숙의 기간을 보낸 뒤 돌아온 적이 있다. 회개 후엔 죄의 옛길을 떠나야 한다. 그러려면 하나님과 함께 거해야 한다. 현재 주시는 고통과 책망 뒤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을 읽고, 하나님께로 돌아가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의 암울한 현실을 호세아 선지자의 눈으로, 하나님의 마음으로 들여다본다. 그러는 사이 지금의 혼돈에 대한 이유와 하나님의 답을 얻는다. 호세아 14장 전체가 아니라 전반부인 3장 중심의 내용이라는 점이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면 십중팔구 호세아서를 펴 전체를 다시 읽게 될 것이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