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후보 박영수·조승식은… 중수부 론스타 수사 지휘·권총 차고 김태촌 검거

입력 2016-11-29 21:31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왼쪽부터)가 29일 오후 국회 귀빈식당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29일 특별검사 후보로 추천된 박영수(64·사법연수원 10기) 변호사는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특검을 하라고 한다면 검사로서 받아들일 용의가 있었다”며 “검사 출신으로서 검사의 기개가 그런 것 아닌가 하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2005년부터 2007년까지 최고 사정기관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를 이끌며 현대차그룹의 1000억원대 비자금 사건, 외환은행의 론스타 헐값 매입 의혹 사건 등 굵직한 수사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중수부 폐지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펼쳤지만 동시에 검찰 개혁이 필요하다는 반성의 목소리도 꾸준히 냈다.

그는 “특별검사의 의미는 순수한 검사의 의미와 조금 다르다”고도 말했다. “이번 특검은 복잡하게 얽힌 국민의 의혹까지도 조사해 풀어줘야 할 의무가 있다”는 소신을 강조했다. 범죄 혐의만을 도려내 수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특검이라면 국민적 분노를 해소하고 의혹을 명확히 규명할 필요성이 있다는 생각이었다.

제주 출신인 박 변호사는 1983년 서울지검 북부지청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해 대검 강력과장, 서울지검 강력부장, 대검 공안기획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02년엔 서울중앙지검 2차장으로서 SK 분식회계 사건을 수사해 최태원 회장을 구속 기소했다. 2009년 서울고검장을 끝으로 검찰을 떠났다. 많은 이들이 특검 후보 물망에 올리던 채동욱(57·연수원 14기) 전 검찰총장과는 중수부장과 수사기획관으로 손발을 맞춰온 경험이 있다. 당시 중수1과장은 최재경(54·연수원 17기) 현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다.

박 변호사와 함께 특검 후보에 오른 조승식(64·연수원 9기) 변호사는 영화 ‘범죄와의 전쟁’ 속 강골검사의 실존 모델로 유명한 ‘강력통’이다. 충남 홍성 출신인 그는 1979년 서울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한 이후 조직폭력배 검거에 매진했다.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 부산 칠성파 두목 이강환, 영도파 두목 천달남 등을 구속한 주인공이 조 변호사다.

수사 피의자가 된 절친한 동기동창을 봐주지 않은 것에서부터 1990년 5월 김태촌 검거 당시 직접 권총을 차고 현장을 지휘한 것까지 많은 일화를 남겼다. 어릴 적부터 옳지 않은 것을 보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었으며, 검도 유단자로도 알려졌다. 2008년 대검 형사부장(검사장)으로서 공직을 마무리한 뒤에는 고향인 홍성에서 마을변호사로 활동했다. 그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나중에 자세한 말씀 드리겠다”며 특별한 입장을 전하지 않았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특검 임명을 늦출 이유가 없다”며 “가급적 빨리 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이르면 30일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추천한 두 명의 특검 후보 중 한 사람을 최종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법은 대통령이 야당의 후보 추천을 받은 날로부터 3일 이내 특검을 임명하도록 돼 있다. 애초 박 대통령이 특검 임명을 거부하거나 재요청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지만 청와대는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 분 모두 법조계의 신망이 높은 것으로 들었다”며 “수사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고려해 대통령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특검 수사에 대비해 4∼5명의 변호인단을 구성할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검찰 조사는 끝내 거부했지만 특검의 대면조사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글=이경원 권지혜 기자 neosarim@kmib.co.kr, 사진=최종학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