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자산 30%, 연금상품에 투자하라

입력 2017-02-10 05:01

우리나라 10가구 가운데 2∼3가구는 홀로 사는 1인 가구다. 통계청 발표 ‘2015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인 가구는 520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7.2%를 차지했다. 1990년까지만 해도 9.0%에 불과했던 1인 가구가 3배 정도 급증했다.

1인 가구는 1인 가구에 걸맞은 재테크를 해야 한다. 1인 가구의 문제는 소득에 비해 소비가 상대적으로 많다는 점이다.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에 따르면 1인 가구의 평균 한 달 소득액은 170만원이다. 지출은 137만원으로 소득의 80.5%를 차지한다. 4인 가구가 519만원 소득 가운데 411만원(79.2%)을 지출한다. 비슷한 것 같지만 1인당 지출금액으로 비교하면 1인 가구(137만원)가 4인 가구(103만원)보다 34만원이나 많다. 이윤학 100세시대연구소장은 9일 “거주나 생활비 등 기본적으로 고정지출하는 비용 때문에 이런 상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보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동거인 없는 1인 가구는 질병이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살펴줄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이 소장은 “1인 가구에서 보면 생명보험 같은 종신보험은 수혜자인 가족이나 배우자가 없기 때문에 비효율적”이라며 “예기치 못한 질병이나 사고에 대비할 수 있는 상해보험을 가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조현수 우리은행 WM(웰스매니지먼트)자문센터 자산관리컨설팅 팀장도 “가장 기초적인 보험을 드는 것이 중요하다. 수입의 8∼12% 수준에서 상해보험을 중심으로 가입하고, 여유가 있다면 장기간병보험도 들어두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은퇴 자금을 미리 마련하는 것도 필요하다. 이 소장은 “전체자산의 30%는 연금자산을 가져야 한다”며 “직장인을 기준으로 월급의 17.3%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으로 모인다. 남은 12∼13% 정도를 개인연금에 자발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팀장은 은퇴까지 준비를 강제해주는 ‘연금저축계좌상품’을 추천했다. 연금저축계좌상품에는 3가지 카테고리가 있다. 원금이 보존되는 연금저축신탁, 위험성은 있지만 수익이 높게 날 수 있는 연금저축펀드, 초기 수수료가 많이 들지만 ‘장수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는 연금저축보험 등이다. 조 팀장은 “3가지 가운데 자신의 성향에 따라 나눠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비혼족(非婚族)’이 늘며 1인 가구 비중이 높아진 젊은 세대도 일찍부터 재테크를 시작하는 게 좋다. 이 소장은 “가능하면 30대에 접어들면서부터 재테크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며 “1인 가구의 경우 출산, 결혼, 자녀교육과 같은 이벤트가 없어 저축이나 투자에 대한 중압감이 덜하고 관심도 적다. 그렇기 때문에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커피값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등 작은 부분에서 아끼는 것이 재테크의 시작”이라고 덧붙였다.

조 팀장도 “급여가 많이 오르지 않고 직업도 불안정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생애 설계를 미리 하는 게 중요하다”며 “인생의 목표를 세워 저축 계획을 세워야 한다. 구체적인 목표가 있을 때 예·적금을 쉽게 깨지 않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출 통제가 어려운 젊은 사람들은 강제저축을 통해 목돈을 마련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소득을 올린 근로소득자나 사업소득자라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도 고려할만 하다.

조 팀장은 “연령대별 목적이나 성향에 따라 ISA 상품을 가입하는 것이 좋다. 시간 여유가 있고 금융에 관심이 많은 경우에는 신탁형ISA를, 여유가 없으면 일임형 ISA를 가입하라”며 “예·적금 보험 문제 등으로 5000만원까지 ISA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제안했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