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순천시의회가 일부 의원들이 이른바 ‘카드깡’으로 공금을 횡령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데 이어 이번에는 임종기 시의회 의장이 동료의원들에 대한 폭언과 폭행 논란에 휩싸여 빈축을 사고 있다. 시민의 대변자로 집행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를 해야 할 의원들의 도덕성이 땅에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순천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 25일 제209회 2차 정례회 개회를 앞두고 확대 의장단회의를 개최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선임 문제를 논의했다.
이 과정에서 임종기 의장이 예결위원 사퇴의사를 번복한 장숙희 의원에게 “나이가 몇인데 이랬다 저랬다 하느냐”고 폭언을 한데 이어 이에 항의하던 박용운 행정자치위원장의 멱살을 잡는 추태를 부렸다.
이에 박 위원장은 지난 28일 시의회 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임종기 의장은 여성의원에게 폭언하고 이를 항의하는 의원을 폭행했다”면서 책임 있는 사과와 의장직 사퇴를 촉구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임 의장은 지난 25일 본회의를 앞두고 의장실에서 행정자치위원회 간사 장숙희 의원에게 폭언하고 이에 항의하는 저의 멱살을 잡고 흔드는 폭력을 자행해 참담함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이날 13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순천시 여성단체협의회원 40명도 순천시의회 의장실을 찾아가 피켓시위를 벌이며 임 의장의 동료의원 폭언·폭행에 대한 진정한 사과 및 사퇴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임 의장은 “장 의원에게 ‘나잇감 좀 하라!’고 말한 적은 있어도 박 위원장의 멱살은 잡지 않고 주변을 밀치는 정도였다”고 주장했다.
앞서 순천시의회 이모 의원 등 6명은 의회 업무추진비로 사용하는 신용카드를 본인이나 동료의원들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허위로 대금을 결제한 뒤 현금으로 돌려받는 ‘카드깡’ 혐의로 수사를 받아왔다.
순천=김영균 기자 ykk222@kmib.co.kr
카드깡으로 공금 횡령 수사 받는 순천시의회, 이번엔 의장이 폭언·폭행 물의
입력 2016-11-29 1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