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프 탄핵 3개월 만에… 브라질 또 대통령 탄핵 추진

입력 2016-11-30 04:04 수정 2016-11-30 19:57
브라질 여성이 27일(현지시간) 상파울루에서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 퇴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오른쪽 뺨 글자는 ‘물러나라 테메르(FORA TEMER)’. AP뉴시스

브라질에서 대통령 탄핵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 지우마 호세프 전 대통령이 물러나고 3개월 만이다. 로이터통신은 28일(현지시간) 좌파 진영 사회주의자유당(PSOL)이 미셰우 테메르 대통령의 퇴진과 조사를 촉구하는 탄핵안을 연방하원에 발의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이 측근의 사익을 위해 정부 인사에 압력을 넣어 규제를 완화해줬다는 이유에서다.

PSOL은 테메르를 탄핵할 사유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측근인 제데우 비에이라 리마 정무장관이 동부 사우바도르시에 짓는 고급 아파트의 고도제한을 풀어주도록 마르셀로 칼레로 문화부 장관에게 압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해당 지역은 역사문화보존구역으로 지정돼 10층 이상 건물이 제한되지만 30층짜리 건물 허가를 내주도록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방검찰(PGR)은 이날 칼레로에게 대통령과 통화 내용이 담긴 녹음 파일을 요구했다. PGR 대변인은 “수사 여부 결정을 위해 증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칼레로는 앞서 압박당한 사실을 폭로하며 녹음 파일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노동당(PT) 상원의원들도 가세했다. 이들은 검찰에 테메르와 비리에 연루된 인사들을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원의장이 PSOL의 주장을 받아들이면 브라질은 3개월 만에 또다시 탄핵정국에 접어든다.

문제는 부패 혐의만이 아니다. 경제정책도 야권과 노동계의 반발을 초래했다. 테메르는 재정수지를 개선한다는 명분으로 20년간 예산을 동결하고 연금을 삭감한다는 내용의 긴축안을 추진했다. 하원은 지난달 10일과 25일 2차례 표결을 거쳐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긴축안이 다음 달 13일 실시되는 전체회의 표결에서도 통과하면 내년부터 바로 시행된다.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