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이 임박한 마리아와 요셉은 폭격을 맞아 만신창이가 된 마을을 당나귀를 타고 떠난다((1)). 별을 따라 아기 예수를 찾던 동방박사 세 사람은 하늘에서 공격용 드론을 발견한다((2)). 구유에 누인 예수 뒤로 별똥별 대신 미사일이 발사되고((3)) 예수를 안은 마리아는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 피신해 있다((4)).
28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에 따르면 자선단체 세계의사협회(Doctors of the World) 영국 지부는 전날 중동 지역의 현실을 빗대 ‘조금 특별한’ 성탄카드를 내놨다. 광고업체 맥캔의 재능기부로 만들어진 카드는 기쁜 성탄절에 내전으로 고통받는 중동 사람들의 삶도 기억하자는 메시지가 담겼다. 카드 4장이 든 한 세트가 10파운드(약 1만4500원)다. 수익금은 이 지역 취약계층을 위해 쓰인다. 하루 만에 400세트가 모두 팔려 추가 제작에 들어갔다.
SNS상엔 카드 그림과 함께 ‘진짜 성탄(#realityxmas)’이란 해시태그가 등장했다. 레이 데인스 세계의사협회 국장은 “전쟁으로 고통받는 중동 현실을 나타낸 것”이라며 “선(善)과 평화, 사랑하는 이를 떠올릴 성탄에 평범한 이웃의 고통도 생각하길 바란다”고 했다.
김미나 기자 mina@kmib.co.kr
[월드 화제] 내전 휘말린 중동의 ‘슬픈 크리스마스’
입력 2016-11-30 0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