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싱가포르 장갑차를 홍콩에서 압류하고 있는 사태와 관련해 싱가포르에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라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23일 홍콩 세관은 대만과 군사훈련을 마치고 돌아가던 싱가포르 장갑차 9대와 부품을 압류했다. 싱가포르와 대만은 1974년 이후 정기적으로 연합훈련을 진행했지만 중국은 그동안 문제 삼지 않았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25일 브리핑에서 “어떤 나라도 대만과 수교하거나 어떤 형식으로든 정부 간에 왕래해서는 안 된다”며 간접적으로 싱가포르를 비난했다. 하지만 28일에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싱가포르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강경 대응은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 미국의 입장에 동조하는 싱가포르와 대만 독립파 차이잉원 총통 정부를 동시에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 군사전문가 리제는 “중국은 핵심 이익에서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다른 나라가 대만과 가까워져서는 안 된다는 경고”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군사 전문가들이 홍콩에 파견돼 압류된 싱가포르 군사 장비의 분석 작업에 들어갔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9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인민해방군 바오터우제1기계공장과 중국북방차량연구소 소속이다. 두 곳은 탱크 개발과 제작을 하는 기관이다. 황둥 마카오국제군사학회장은 “중국 전문가들이 이미 일급비밀로 분류된 군 통신 장비와 소프트웨어에 접근했을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싱가포르는 군 통신 시스템을 전부 바꿔야 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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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과 군사훈련 싱가포르 장갑차 中, 홍콩서 압류 “어떤 나라도 대만과 교류 안돼”
입력 2016-11-29 18: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