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김응용(75·사진) 전 한화 이글스 감독은 요즘 매일 오전 5시30분부터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 마련한 사무실로 출근해 자정 늦게까지 선거운동에 매달리고 있다.
그는 29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 번도 해보지 못한 선거를 하니 너무 힘들다”면서도 “나는 평생 야구만 했다. 마지막으로 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나왔다. 다른 욕심은 없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정치인 출신 회장이 계속 협회에 들어오면서 단체가 분열됐고, 여러 불미스러운 일들이 발생했다”면서 “이제 야구를 잘 아는 야구인이 회장을 맡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통합 이전 대한야구협회는 2009년 이후 강승규, 이병석, 박상희씨 등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회장을 맡아왔다. 대한야구협회는 올해 초에도 계파간 갈등으로 상호 고소·고발전이 이어졌고, 기금 전용과 업무추진비 과다 사용 문제가 불거지며 회장이 사퇴하는 등 내홍을 빚었다.
김 전 감독은 “외부 사람들이 협회에 들어오니 정치에 바쁘고 정작 야구에는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야구인들의 성원은 뜨겁다. 전·현직 야구 지도자들이 만든 사단법인 일구회와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 프로야구선수협회는 김 전 감독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김 전 감독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행정 능력 문제에 대해선 2000년대 중반 삼성 라이온즈 사장을 했던 경험을 소개했다. 그는 “회장이 되면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가를 영입하겠다”며 “이들의 말에 귀 기울여주고 관리 감독을 철저하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김 전 감독은 공약으로 제일 먼저 ‘통합’을 내세웠다.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 소프트볼, 여자야구의 대화합을 성공적으로 이끌겠다고 다짐했다.
또 통합 협회 연간 운영비 15억원과 시도 협회 연맹체 등 지원기금 5억원을 책임지고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총 20억원이 제대로 걷히지 않을 경우 정부지원 유도, 기업협찬 및 야구계, 한국야구위원회 등의 지원으로 확보하겠으며 사재까지 출연할 용의도 있다”고 말했다. 또 고교팀 100개, 대학 40개 팀 확보로 아마 야구 저변 확대, 주말리그 개최와 진행 방식 개선, 전용구장 2개 추가 확보, 소프트볼 전용구장 확보와 여자야구 인프라 확대 등도 공약으로 내세웠다.
김 전 감독은 “이전 회장들은 그동안 공약만 내걸고 이를 지키지 않았다”면서 “회장에 당선되면 약속을 잘 지키는 전통을 만들고 싶다. 그렇지 않으면 많은 야구 후배들이 나를 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통합야구협회장 출마의 변] 김응용 “평생 야구만 했는데… 마지막 봉사하겠다”
입력 2016-11-29 19:05 수정 2016-11-29 2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