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해군이 지난 9월 중순 황해(서해)와 보하이 해역에서 3개 함대를 총동원해 대규모 실탄훈련을 진행한 사실이 뒤늦게 공개됐다. 한국과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계획 발표(7월) 이후라는 점과 장소를 감안하면 한국을 겨냥했을 가능성이 높다.
중국해군망은 28일 중국 남해와 동해, 북해 함대 등 3개 함대가 지난 9월 중순 ‘실병(實兵)·실탄 훈련’을 실시했다고 전했다. 해군망은 시진핑 국가주석의 군 개혁 1주년을 즈음한 성과를 보도하면서 서해 훈련 사실을 공개했다. 앞서 7월과 8월 3개 함대가 남해와 동해에서 같은 연합훈련을 한 것으로 보도됐지만 서해 훈련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군망은 중국 해군이 서해 훈련을 통해 정찰·예보, 원거리 유도, 정밀타격, 다차원 방어 등의 능력을 집중적으로 점검했다고 전했다. 환구시보는 이번 훈련에 함정 100여척, 군용기 수십대, 방공·해안방어·전자전 병력 등이 투입됐다고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서해 훈련이 즉각 공개되지 않은 것을 두고 “사드 배치가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한국에 압력은 가하되 지나치게 자극은 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군사전문가 리제는 “중국은 아직 한국이 사드 배치를 결정하지 않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일본의 사드 배치 검토에 대해서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겅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8일 정례브리핑에서 일본을 향해 “행동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겅 대변인은 “현재 한반도의 형세가 매우 복잡하고 민감하기 때문에 외교적 경로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한반도 형세를 구실로 다른 나라의 안전과 지역안정에 불이익을 주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일본은 내년 여름까지 사드 도입 여부 결정을 위한 검토위원회를 조만간 설치할 계획이다. 이나다 도모미 방위상은 다음달 중순 미국령 괌을 방문해 사드를 시찰할 예정이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中, 9월 서해서 대규모 실탄훈련… 韓 ‘사드’ 겨냥한 듯
입력 2016-11-29 1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