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금지약물 첫 적발 파문

입력 2016-11-29 17:08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처음으로 금지 약물을 투약한 선수가 적발됐다. 골프계의 ‘도핑 불감증’이 도마에 올랐다.

29일 KLPGA에 따르면 투어 7년차인 한 선수가 올해 초 열린 KLPGA 투어 대회에서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가 시행한 무작위 도핑 검사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선수는 슈도에페드린(Pseudoephedrine)이라는 금지약물을 복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1978년 KLPGA 출범 이후 도핑에 적발된 선수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선수는 투어 통산 2승을 거둔 정상급 선수였지만 최근 부진으로 2부 투어인 드림투어에서 활동해왔다.

KADA는 이 선수에게 6개월의 출전 정지 처분을 내렸고, KLPGA도 자체 상벌위원회를 열고 징계를 확정했다. 원칙적으로 도핑에 적발될 경우 1년 자격정지가 이뤄진다. 하지만 KADA와 KLPGA는 고의성이 없다고 판단해 처벌을 감경했다. 실제 슈도에페드린은 콧물, 재채기 등 코감기에 효과적인 성분으로 종합감기약에 널리 쓰인다. 이 선수는 병원에서 처방받은 약을 별 생각 없이 복용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선수는 법원에 6개월 출전 정지 가처분신청을 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징계가 내년으로 연기됐다.

KLPGA 관계자는 “이 선수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징계를 받아들였지만 KLPGA 투어 시드전 참가 때문에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냈다”고 설명했다. 법원도 내년 KLPGA 투어 출전권이 걸린 시드전에 나서지 못할 경우 이 선수는 실질적으로 1년 6개월의 징계를 받게 된다는 점을 인정해 가처분신청을 받아들였다.

국내외 골프계는 금지약물에 대해 상당히 무감각한 편이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서도 도핑 검사가 시작된 첫해인 2010년 선수 두 명이 적발된 적이 있다. 해외 투어에서도 2013년 피지의 비제이 싱이 금지약물이 포함된 녹용 스프레이를 사용한 게 적발돼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골프에선 도핑검사가 상당히 허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골프 종목에 유명 선수들이 대거 불참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지난 7월 “올해 딱 한 번 도핑 검사를 받았는데 소변검사였다”면서 “다른 종목에 비해 골프의 도핑 시스템은 형편없는 수준”이라고 밝힌 바 있다.












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