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인적 분할’… 사업-지주사 나눌 듯

입력 2016-11-28 21:28

삼성전자가 인적 분할을 통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8일 인적 분할 보도에 대한 조회 공시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여러 방안에 대해 검토했으며 29일 관련 사항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은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고 지주회사를 삼성물산과 합병하라고 요구했다. 엘리엇은 이 방법이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 인적 분할은 이재용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에 필수적이다. 때문에 엘리엇이 삼성전자 지배구조 개편의 명분을 만들어줬다는 평가가 나왔다.

인적 분할이 이뤄지면 현재 삼성전자 지분 4.25%를 보유한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주회사와 사업회사 지분을 각각 4.25%씩 가지게 된다. 이후 두 회사의 지분을 교환하는 지분 스와프를 한다. 삼성전자 가치의 대부분은 사업회사에서 나오기 때문에 지주회사 지분을 선택하면 삼성물산의 삼성전자 지주회사 지분율은 훨씬 높아진다. 삼성물산 최대주주는 이 부회장으로 지분율은 17.08%다. 이건희 회장 등 삼성가 지분을 다 합하면 30.86%에 달한다.

삼성전자 인적 분할이 공식화하면 삼성물산이 삼성전자의 최대주주가 되고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장악력은 높아진다. 현재 삼성그룹의 삼성전자 지분은 18.44%에 불과하다. 이 부회장의 지분은 0.6%다.

하지만 이날 발표에서 구체적인 방안이 발표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적극적인 경영 활동을 하기에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다음 달 초 이 부회장의 국정조사 증인 출석, 최지성 미래전략실장 검찰 소환 예정 등 주요 경영진이 정상적인 활동을 할 수 없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이번 주로 예상됐던 정기 임원 인사도 연기될 가능성이 높다. 하만 인수로 자동차 전장사업 강화 등 큰 조직개편이 필요하고, 갤럭시 노트7 단종으로 인한 책임 여부 등 고려해야 할 요인이 많지만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중론이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