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의료기기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올해 전 세계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1150억 달러(약 134조55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이동형 X선 ‘GM85’가 미국 FDA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아 북미 시장에 본격 출시된다고 28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5년째 북미영상의학회(RSNA)에 참가하며 디지털 X선, 이동형 CT 등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동수 사장을 의료기기사업부장으로 임명하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초음파 진단기기 ‘RS80A with Prestige’도 전시했다. 높은 해상도로 미세한 병변의 진단력을 높이고 자동 영상 최적화 기능으로 빠르고 정확한 진단을 돕는다. 실제 구급차에 탑재돼 뇌졸중 응급조치에 사용되는 ‘CereTom’과 수술실이나 응급실에서 이동이 가능한 ‘BodyTom’ 등 다양한 이동형 CT도 선보였다.
LG전자도 RSNA에 참가해 수술용 모니터, 임상용 모니터, 디지털 X선 검출기 등 의료용 영상기기 3종을 공개했다. LG전자가 의료용 영상기기를 선보인 것은 처음이다. LG전자는 프리미엄 모니터 시장을 이끌어온 기술을 바탕으로 디스플레이 사업을 의료 시장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수술용 모니터를 전면에 내세웠다. 울트라HD 해상도로 혈액이나 환부 등을 또렷하게 구분할 수 있다는 점이 경쟁력으로 꼽힌다. 디지털 X선 검출기는 기존 아날로그 방식의 X선과 달리 필름이 필요하지 않다. 촬영 결과를 곧바로 파일 형태로 만들어 PC에 보내주기 때문에 수초 만에 결과를 보여준다.
의료기기 시장은 B2B 사업인 데다 진입 장벽도 높아 쉽게 성과를 내기 어렵다. 병원에서 쓰이는 기기인 만큼 쓰던 제품을 계속 사용하려는 보수적인 성향도 작용한다. 삼성전자는 디지털 X선 사업에 진출한 지 5년째인데도 아직 적자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의료기기 시장은 지멘스와 소니 등이 장악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의료기기는 시장 규모가 큰 만큼 단기적 성과에 매달리기보다는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
삼성-LG 전자, 차세대 먹거리 의료기기 시장 본격 공략한다
입력 2016-11-28 1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