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마야구를 관장하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 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30일 치러지는 선거는 이계안 2.1 연구소 이사장과 김응용 전 한화이글스 감독의 2파전으로 이뤄지고 있다. 본보는 이틀에 걸쳐 두 후보의 비전과 각오를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계안(64·사진) 2.1 연구소 이사장은 국회의원 출신이다. 이 때문에 주변으로부터 정치인 출신이 자리를 노린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그는 28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요즘 정치인들이 욕을 많이 먹고 있지만 야구와 소프트볼계의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출마했다”며 “야구협회장으로 야구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역량을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야구 발전을 위해서는 법과 제도의 개선, 지방자치단체와의 협의가 필요하다면서 정치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본인이 적임자라고 역설했다.
그는 야구와 인연이 없다는 비판에 대해 두 가지 반론을 들었다. 우선 야구 명문인 경동중을 졸업했고, 대한야구협회 시절 감사를 역임했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감사를 하면서 아마야구에 파벌이 조성돼 있는 것을 목격했다고 한다. 그는 “파벌이 형성돼 국가대표팀 구성도 어려웠다”면서 “야구를 할 수 있는 자리도 한정돼 일부 선수들은 생계를 걱정했고, 사회인으로서의 성장 기회도 없었다”고 회고했다.
개인적인 인연도 내세웠다. 그는 중학교 1차 입시에 실패했다. 그런데 초등학교 체육시간에 배웠던 소프트볼에서 희망을 봤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야구와 소프트볼은 스트라이크가 세 번 들어가야 아웃이 되고, 아웃도 세 번이 돼야 공수교대가 이뤄진다”면서 “한 번 실패해도 기회가 있고, 다시 도전하면 된다는 것을 배웠다”고 소개했다. 대기업 최고 경영자 시절에도 야구가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이 이사장은 1999년 법정관리 상태였던 기아자동차와 현대카드를 인수해 정상화시켰던 경험이 있다. 당시 그는 직원들을 불러놓고 “우리에게는 팀워크가 중요하다. 각자 맡은 포지션에서 최선을 다하고, 동료를 믿고 힘을 내면 이기는 야구처럼 해보자”고 독려했다.
그는 ‘10대 공약’을 내걸었다. 실업팀 4개 창설을 유도하고 사회인 야구 1·2·3부 리그 운영을 약속했다. 재정 상태와 운영 현황 공개, 국가대표 팀 브랜드 마케팅, 프로야구 신인 지명 시기 조정, 협회 행정서비스 센터화, 심판학교 활성화, 야구 외교 강화, 여자야구와 소프트볼 지원 확대 및 장애인 야구·소프트볼 활성화도 그의 비전이다.
이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실업팀 창설이다. 실업팀은 80년대초까지 고교야구와 함께 한국 야구의 양대 축이었지만 프로야구가 출범하면서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이 이사장은 “매년 야구를 하는 학생이 1000명가량 졸업하지만 프로선수가 되는 학생은 100여명에 불과하다”며 “이런 현상이 계속될 경우 아마야구는 고사하고, 프로야구의 뿌리가 흔들려 인기가 시들해진다”고 분석했다. 그는 “실업팀은 아마와 프로야구의 사다리 역할을 할 것이고, 학생들이 건전한 사회인으로 살아가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끝으로 “요즘 정치적 상황으로 국민들이 많이 힘든데 야구로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모규엽 기자
[통합야구협회장 출마의 변] 이계안 “실업팀 창설·사회인 야구 활성화”
입력 2016-11-29 0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