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호랑이, 어흥? 야옹?

입력 2016-11-28 18:34 수정 2016-11-28 21:32
타이거 우즈가 지난해 7월 31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 게인즈빌의 로버트 트렌트 존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퀴큰 론스 내셔널 골프 토너먼트 2라운드 5번홀에서 드라이브샷을 때린 뒤 날아가는 공을 바라보고 있다. AP뉴시스

“나는 아직 죽지 않았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41·미국)가 긴 침묵을 깨고 복귀한다. 1일(현지시간) 바하마 알바니 골프클럽(파72·7302야드)에서 열리는 히어로 월드챌린지(총상금 350만 달러)에서다.

미국 스포츠 전문매체 ESPN과 USA 투데이는 27일 우즈의 인터뷰와 대회 준비 소식을 전했다. 우즈는 26일 바하마에 도착해 9개 홀을 돌며 몸을 풀었다. 27일에는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2시간30분 정도 스윙 연습을 했다. 이 대회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공식 대회가 아니고 타이거 우즈 재단이 주최하지만 세계 정상급 선수 18명이 출전한다.

우즈는 지난해 8월 PGA 투어 윈덤 챔피언십에 출전한 이후 무려 16개월 만에 필드로 돌아온다. 허리 수술로 공백이 길어지면서 좀처럼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지난달 중순에는 세이프웨이 오픈 프로암에서 미국프로농구(NBA) 슈퍼스타 스테픈 커리와 한 조를 이뤄 경기를 치르는 것으로 복귀전을 가지겠다고 발표했지만 무산돼 은퇴설까지 나돌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 출전을 발표했고, 현지 적응훈련까지 하며 은퇴설을 일축했다.

우즈의 건강상태는 좋은 것으로 전해졌다. ESPN은 “우즈가 드라이버로 300야드를 보내는 데 어려움이 없어 보였다”고 소개했다. 2주 전부터 캐디와 함께 골프 코스에서 실전 훈련을 하고 있다.

우즈는 현재 새로운 클럽에 적응 중이다. 우즈의 후원사인 나이키가 지난 8월부터 골프클럽 생산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우즈는 3번과 5번 우드는 테일러메이드 제품을 시험하고 있다. 공은 브리지스톤에서 만든 것으로 바꿨다. 다만 아이언은 여전히 나이키 제품을 쓰고 있다. 우즈는 “1년 이상 쉬었기 때문에 그런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제 경기에 나갈 준비가 됐다”고 자신감을 내비췄다. 또 “이제 준비가 됐다. 나는 아직 죽지 않았다”며 “이제 모든 것을 컨트롤할 수 있다. 모든 샷을 치는데 어려움이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상위권에 올라설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번 대회에는 세계랭킹 2위 더스틴 존슨(32·미국)과 4위 조던 스피스(23·미국), 5위 헨릭 스텐손(40·스웨덴) 등 내로라하는 골프 선수들이 총출동한다. 우즈는 PGA 투어 통산 79승, 메이저 대회 14승에 빛나지만 현재 세계랭킹은 879위까지 떨어진 상태다.

현지언론의 분위기도 마찬가지다. 골프채널은 “우즈가 오랜만에 실전에 나서는 데다 큰 주목을 받고 있기 때문에 무대공포증 같은 것을 느낄 수 있다”며 “우즈에게 너무 큰 걸 기대하면 안 된다”고 보도했다. 현지 베팅업체는 아예 우승할 확률보다 은퇴를 선언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베팅업체인 북메이커가 진행 중인 베팅에 따르면 우즈가 올 시즌 우승할 것으로 보는 배당률이 +800인 반면 은퇴할 것으로 예상하는 배당률은 +335를 기록했다. 배당률은 플러스가 높은 게 확률이 더 낮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