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이 3분기에 3조원 넘는 순이익을 냈다. 4년6개월 만에 최고치다. 환율 하락, 대손비용 감소 등 일회성 요인이 성과로 이어졌다.
금융감독원이 28일 발표한 3분기 국내은행 영업실적 잠정치에 따르면 당기순이익은 3조2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조9000억원 늘었다. 2012년 1분기 이후 최대다.
좋은 성적표를 받았지만 수익구조 개선 등 장기적 요인은 아니다. 환율이 떨어지면서 외화 빚이 주는 효과가 생겨 외환파생이익이 8000억원 늘었다. 돈을 빌려주고 떼일 위험을 대비해 적립하는 대손충당금도 줄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과 같은 특수은행이 약 1조2000억원을 아꼈다. 금감원 관계자는 “2분기 STX 법정관리로 설정됐던 여신 미사용한도 충당금이 해지되다 보니 이를 회수한 만큼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반면 은행 수익에서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이자이익은 8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해 2.1% 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예금과 대출이자의 차이를 보여주는 순이자마진(NIM)은 1.54%로 역대 최저 수준이었다. 수수료 이익도 지난 분기보다 약 1000억원 줄었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은행은 더 건강해졌다. 같은 기간 부실채권비율은 1.71%로 2분기 대비 0.08% 포인트 떨어졌다. 새로 생긴 채권(4조4000억원)보다 정리한 부실채권(5조7000억원)이 많았다. 떼였거나 그럴 우려가 높은 자금이 1조3000억원 줄었다는 의미다. 다만 건설·조선·해운 등 업종에서 부실채권 비율이 선진국에 비해 적게는 2.5배에서 10배까지 높았다.
국내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은 지난달 0.81%로 전월 대비 0.01% 포인트 상승했다. 대기업 연체는 줄었지만 중소기업 연체가 늘었다. 가계대출 연체율도 0.31%로 전월 대비 0.01% 포인트 올랐다. 주택담보대출 연체는 감소한 게 그나마 긍정적이었다. 전체 원화대출 연체율은 2015년 12월 저점을 찍은 뒤 차츰 상승하는 추이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은행, 4년반 만에 최대 실적
입력 2016-11-28 17: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