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정유라 말 구입비 등 43억 추가 지원

입력 2016-11-27 17:45 수정 2016-11-27 21:18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언니 최순득씨가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뒤 얼굴을 가리며 나오고 있다. 최씨는 차움병원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대신해 대리처방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뉴시스

삼성이 비선실세 최순실(60·구속 기소)씨 일가에 제공한 승마특혜 자금이 추가로 드러나면서 검찰 특별수사본부가 자금 성격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삼성이 미르·K스포츠재단을 포함해 최씨와 관련된 재단이나 회사에 지원한 자금 규모도 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그동안 삼성이 최씨 일가에 보낸 것으로 알려진 자금은 지난해 최씨의 독일 회사 코어스포츠(현 비덱스포츠)로 송금한 280만 유로(약 35억원)와 최씨의 조카 장시호(37·구속)씨에게 지원한 16억원 정도다. 여기에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204억원을 포함하면 총액은 255억원 규모였다.

검찰은 27일 삼성이 지난해 9월 삼성전자 명의 독일 계좌로 319만 유로(약 43억원)를 송금한 사실을 추가로 파악해 조사 중이다. 이 자금은 정씨 등이 탈 ‘비타나V’ 등 말 3마리를 구입하는 데 쓰였다. 삼성은 “최씨 측의 지속된 협박 때문에 돈을 보냈다”는 입장이다. 또 “구입한 말은 삼성전자 명의로 구매해 회사의 자산이었고, 올해 7∼8월 되팔아 자금 일부는 회수했다”고 해명했다. 삼성의 추가 지원금이 확인되며 최씨 일가와 연관돼 지급이 확인된 금액만 298억원으로 불어났다.

검찰은 삼성이 최씨 일가에 제공한 각종 자금지원에 대가성이 의심되는 정황이 있다고 보고 삼성전자 박상진(63) 사장, 장충기(62) 미래전략실 차장(사장)을 잇달아 소환조사했다. 지난 23일에는 최지성(65)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사무실도 압수수색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삼성의 지원에 청와대가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는지 여부가 확인되면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 혐의를 입증할 주요 단서가 될 수 있다.

김재열(48) 제일기획 스포츠사업총괄사장도 이날 참고인 신분으로 재소환됐다. 검찰은 김 사장을 상대로 장씨가 소유한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이 16억원을 후원한 경위 등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26일에는 최씨의 언니이자 장씨의 모친인 최순득(64)씨가 검찰에 불려나와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그는 최씨와 함께 박 대통령의 주사제를 대리처방 받은 의혹을 받고 있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