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오전 서울시 용산구 이촌로 온누리교회(이재훈 목사) 시온홀에서 열린 ‘헬로맘 임산부 스쿨’ 현장. 강사로 나선 맑은샘생명학교태교연구소 송금례 소장이 ‘남편과 함께하는 태교의 실제’라는 주제로 강의했다. 그는 “아내가 ‘시월드(시댁)’ 때문에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을까요? 아니에요, 남편 때문”이라며 “아내가 임신해도 상황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임신한 아내를 위해, 태아를 위해 남편은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소장은 명지대 사회교육원 주임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 자리에 참석한 20여명은 대부분 임산부 혹은 임신을 기다리는 여성들. 월차를 내고 참석한 남성들도 눈에 띄었다. 남성들은 송 교수의 강연에 고개를 끄덕였다. 송 교수는 “자녀의 자존감은 태아 때부터 형성된다”며 “특히 20주 이상 된 태아에게 아빠 목소리를 계속 들려주면 리더십이 있는 아이로 성장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부부가 하나님 앞에서 예배하고 기도하는 시간이 아이에게 가장 좋은 선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헬로맘 임산부 스쿨은 지난달 21일에 개강, 다음 달 2일까지 7주 동안 진행된다. 온누리교회는 신앙 안에서 임신을 준비하는 이들을 돕기 위해 2003년 이 스쿨을 개설, 매년 1회씩 진행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고 성경적인 출산을 돕는 임산부를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경기도 오산시 오산장로교회(박병철 목사)는 2010년부터 1년에 두 차례 10주 과정의 ‘예비엄마학교’를 운영한다. 한 학기에 10여명이 참석하며 지금까지 140여명의 산모들이 참여했다. 예비엄마학교는 말씀 속에서 엄마와 태아의 성품을 만들어가는 ‘성품 태교’와 부부가 함께 참여하는 ‘부부 태교’로 진행된다. 아기 장난감과 생활용품을 직접 만드는 DIY 태교를 비롯해 도자기 태교, 산책 태교 등 산모의 정서를 안정시키고 집중력을 개발시키는 프로그램도 있다. 지역 주민들도 참여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비신자 산모들이 복음을 접하게 된 경우도 있다.
예비엄마학교의 운영을 담당하는 채영운 목사는 “부부태교가 가장 인기”라면서 “보통 남편들이 태교를 아내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데 부부태교에 참여한 뒤부턴 임신과 출산의 과정에 적극 동참한다”고 귀띔했다. 채 목사는 “예비엄마학교에 다문화 가정의 산모들도 참석한다. 낯선 환경에서 어려움을 경험하는 이들로 많은 위로를 받는다”며 “이 과정을 마친 참석자들은 SNS 등을 통해 커뮤니티를 형성해 출산과 양육의 정보를 나눈다”고 설명했다.
서울 광림교회(김정석 목사)는 2008년부터 매년 강의와 조별 활동 등으로 진행되는 ‘행복한 태교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교회의 여선교회 총연합회 회원들이 임산부들을 위해 중보하며 봉사한다. 모유 수유와 신생아 관리 등을 다룬다.
행복한 태교학교 담당 김관식 전도사는 “아기를 기다리는 분들도 많이 참여하시는데 한 불임부부가 이곳에서 아기를 갖는 등 간증도 이어지고 있다”며 “하나님이 가정에 선물로 주시는 자녀를 위해 먼저 부부가 몸과 마음, 영적 상태를 잘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들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은 폭발적이다. ‘헬로맘 임산부 스쿨’ 현장에서 만난 신애진 성실교회 전도사(32·여)는 “하나님 안에서 임신한 것을 축복하며 성경적 관점에서 임신 기간을 보내고 부모교육을 받는 것이 다른 산모교실과 다르다”며 “이 기간에 배웠던 것이 출산 후 아기를 양육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신 전도사는 임신 32주차다.
아내와 함께 참석한 온누리교회 성도 김도욱(42)씨는 “아기가 엄마 배 속에 있을 때 아빠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며 “5살 쌍둥이 딸들이 있는데 둘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다(웃음). 아빠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더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신앙없는 예비엄마도 신랑 손잡고 찾아와요”
입력 2016-11-28 2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