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주요 도시에서도 26일 비가 오는 궂은 날씨 속에 최대 규모의 촛불집회가 열렸다.
박근혜 대통령 고향인 대구의 중구 대중교통전용구간에서 열린 ‘박근혜 퇴진 대구 4차 시국대회’에는 지난 19일 3차 시국대회(2만여명)에 비해 배 이상 많은 5만여명이 모였다. 이에 맞서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는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 500여명이 집회를 열었다. 박사모는 공식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집회 참여를 독려했으나 참석 인원이 당초 예상(1000여명)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부산과 경남 곳곳에서는 10여만명의 시민이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5차 촛불집회를 가졌다. 부산시민들은 오후 7시30분쯤 부산진구 서면교차로 인근 왕복 8차로 가운데 5개 차로를 가득 메운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 퇴진 촉구 부산시국대회’를 열었다. 이어 오후 9시30분쯤 대통령 퇴진을 외치며 1987년 6월 민주항쟁 당시 역사의 현장인 문현교차로까지 2개 코스로 나눠 거리행진을 했다.
강원도 춘천시민 2000여명은 ‘촛불은 바람이 불면 꺼진다’고 발언한 새누리당 김진태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촛불을 밝히고 박 대통령의 퇴진과 김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춘천의 한 찜질방에서 사우나를 즐기다 시민들에게 목격돼 논란을 일으켰다. 한 네티즌은 춘천의 한 육아 커뮤니티 사이트에 ‘지인이 남탕에 들어가 씻고 나오는 길에 김진태를 발견했다. 지금 손발 꽁꽁 얼도록 시위하고 들어왔는데, 인간이라면 거기에 있으면 안 되는 거잖아요’라는 글을 올렸다. 사우나 관계자는 “김 의원이 26일 오후 우리 사우나를 다녀간 것이 맞다”고 말했다. 국민일보는 김 의원 측에 사실 확인을 위해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대전지역 82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박근혜 퇴진 대전운동본부는 서구 둔산동 갤러리아 타임월드 앞에서 ‘박근혜 퇴진 대전 10만 시국대회’를 열었다. 지난주 3만명에서 1주일 새 4만명으로 참석자가 늘었다. 박규옹 목사는 시국선언문에서 “촛불시민과 함께하는 대전지역 기독교 목회자들은 그동안 한국의 기독교가 예언자적 사명을 다하지 못한 죄를 회개한다”며 “사악한 권력자 박근혜에게 저항하지 않는다면 한국 기독교는 국민들에게 외면당할 것이며, 촛불을 들고 광야에서 외침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광주에서도 5만여명의 시민과 학생들이 26일 밤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금남로에서 다섯 번째 촛불집회를 가졌다. 대구=최일영 기자, 전국종합
“시민들 추위 떨며 시위할 때 김진태 의원, 사우나 즐겼다”
입력 2016-11-27 18:30 수정 2016-11-27 2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