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인(사진) 주아세안(ASEAN) 대표부 대사는 “한국의 대중(對中) 수출이 감소하고 중국 내 부동산과 임금 등 비용이 오르면서 아세안이 ‘포스트 차이나’의 대표주자로 부상하고 있다”며 “아세안경제공동체(AEC) 출범으로 한·아세안 경제협력이 더 발전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서 대사는 지난 24일 한·아세안 관계 취재차 인도네시아를 찾은 외교부 공동취재단을 자카르타 시내의 관저에서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세안은 우리 경제의 탈출구로서 앞으로 살아남을 길은 이곳밖에 없다”며 “중국에서 돈 벌었다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아세안에서 돈을 못 벌었다는 사람은 못 봤다. 앞으로 30년은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동남아시아 10개국의 정치·안보 협력체로 출발했던 아세안은 지난해 말 AEC를 출범해 경제 분야 협력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AEC의 인구는 6억3000만명이며 국민총생산은 2조7000억 달러에 달한다. 서 대사는 “AEC 출범 이후 아세안은 하나의 시장, 하나의 생산기지로 봐야 한다”며 “인구 구조와 잠재력, 발전 가능성을 볼 때 장기적으로 결코 소홀히 해선 안 되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서 대사는 동남아 지역의 중산층 확대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인도네시아의 페이스북 사용자 수는 세계 2위이며 휴대전화를 가진 사람도 매우 많다. 구매력 있는 중산층 소비자가 생기고 있다”면서 “가처분소득이 늘수록 휴대전화 수요가 늘 것이고 오토바이 대신 자동차를 사려는 사람도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한국에선 유행이 지난 사업이 동남아에선 ‘대박’을 낳는 아이템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사람이 직접 차를 닦아주는 한국식 세차장이 베트남에서 큰 인기를 얻은 게 한 예다. 서 대사는 “서비스 분야에서도 요구가 많을 것이다. 한국에선 이미 사양산업이 된 서비스 분야도 가져오면 된다는 뜻”이라면서 “세차를 할 때 커피도 주고 청소도 해주고 그런 한국식 서비스가 베트남에서 통하고 있다”고 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서정인 주아세안 대표부 대사 “아세안 시장, ‘포스트 중국’ 대표주자로 부상”
입력 2016-11-27 19: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