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서울의 달’ 주연 이필모 “더불어 만드는 창작 뮤지컬이 재밌다”

입력 2016-11-28 00:06
배우 이필모가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 연습실에서 ‘서울의 달’을 연습하고 있다. 동명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서울의 달’에서 그는 한석규가 연기했던 제비 홍식 역을 맡았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배우 이필모(42)에게는 ‘아줌마들의 아이돌’이라는 별명이 따라다닌다. 그가 2006년 아침드라마 ‘강이 되어 만나리’에서 처음 주역을 맡은 뒤 주로 중년여성들에게 인기 있는 아침·주말 드라마에서 활약했기 때문이다.

지난 8월 드라마 ‘가화만사성’을 마친 후 그는 휴식 대신 무대를 택했다. 대전예술의전당 연극 ‘오셀로’에 이어 오는 12월 10일 개막하는 서울시뮤지컬단의 ‘서울의 달’(12월 2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 출연한다. 1994년 시청률 50%에 달했던 동명 드라마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에서 그는 한석규가 연기했던 제비 겸 사기꾼 홍식을 연기한다.

2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난 그는 “2∼3년에 한 번은 꼭 무대에 서는데 올해는 연극 1편과 뮤지컬 1편 등 2편이나 출연하게 됐다”며 “두 작품의 역할 모두 지금 내 나이에 맞아 놓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오셀로’는 개인적으로 셰익스피어 작품이 처음이라 매우 즐겁게 연기했다. ‘서울의 달’은 원작이 무려 20여년 전 나왔지만 현재 빈부격차와 서민의 삶 등을 생각하면 아직도 공감이 가기 때문에 좋다”고 덧붙였다.

그에게 무대는 고향 같은 곳이다. 드라마로 이름을 알리기 전까지 수년간 대학로 소극장에서 연극과 뮤지컬에 출연했다. 이필모는 “연극·뮤지컬·영화·드라마마다 연기 자체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각 매체 특성에 맞게 순발력이나 호흡이 다르게 요구된다”면서 “예를 들어 드라마는 영화보다 빨리 치고 빠지는 순발력이 정말 중요하다. 이에 비해 무대에선 배우가 오롯이 드라마를 처음부터 끝까지 끌고 가면서 관객과 함께 호흡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에 등장해 남다른 가창력을 보여줬던 그는 뮤지컬에 꾸준히 출연해 왔다. ‘사운드 오브 뮤직’을 제외하면 모두 창작뮤지컬이다. ‘투멘’ ‘남한산성’ ‘진짜진짜 좋아해’ 등이 그렇다.

그는 “라이선스 뮤지컬이 싫다기보다는 창작뮤지컬에 출연하는 게 더 재밌다. 물론 라이선스 뮤지컬이 대체로 작품 완성도가 담보되어 있는데 비해 창작뮤지컬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면서도 “창작은 라이선스보다 만들어가는 과정이 고통스럽고 치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내겐 처음부터 하나하나 만들어가는 과정이 더 흥미롭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쉰 살이 넘으면 ‘맨 오브 라만차’를 꼭 하고 싶다. 우리나라에선 젊은 배우들이 돈키호테 역을 하고 있지만 좀 더 나이가 든 뒤에 하면 깊은 맛을 낼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렇다”고 덧붙였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