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 분수령… 靑 200m 앞까지 ‘민심의 외침’

입력 2016-11-26 04:00



26일 전국적으로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200만개의 촛불이 켜진다. 성난 민심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박 대통령 모습에 분노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거리로 쏟아져나올 것으로 보인다. 오후 5시30분까지는 청와대 200m 앞까지 집회 행진이 허용된다. 정치권에서 이번 집회가 대통령 탄핵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국면에서 청와대 권력에 균열을 내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민주노총 등 진보진영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울 광화문광장 등에서 ‘박근혜 즉각 퇴진 5차 범국민행동’ 촛불집회를 연다고 밝혔다. 1∼4차 주말 촛불집회는 밤 12시쯤 해산했지만 이번 집회는 ‘1박2일 하야가 빛나는 밤’이라는 이름으로 밤샘 집회를 할 계획이다.

주최 측은 이번 집회에 서울 150만명을 포함해 전국에서 200만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1∼4차 주말 촛불집회 중 가장 규모가 컸던 3차 집회 참가 인원 100만명(주최 측 추산, 경찰 추산 26만명)보다 배나 많은 것이다. 광화문광장에는 전국에서 트랙터 등 농기계를 몰고 올라온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 2000여명도 가세한다.

최갑수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는 “한국갤럽 조사에서 박 대통령 지지율이 더 떨어진 것을 보면 국민 분노가 더 커졌음을 알 수 있다”며 “전보다 더 많은 시민이 거리로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 교수는 “이번 집회가 아직도 박 대통령을 버티게 하는 한국의 권력구조에 균열을 내는 계기가 될 수 있으며, 향후 ‘권력의 액체화’(권력이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태)가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집회 행진은 오후 청와대에서 200m 떨어진 청운효자동주민센터까지 허용된다. 다만 시간은 오후 1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로 제한된다.

주최 측은 앞서 경찰에 오후 4시부터 세종로사거리에서 청운효자동주민센터 등 율곡로 북측으로 향하는 4개 경로로 행진하겠다고 신고했다. 또 본 행사 종료 후인 오후 8시부터 세종로사거리를 출발해 9개 경로로 경복궁역사거리까지 행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경찰은 24일 율곡로 북측으로 가는 사전 행진 4개 경로는 율곡로 남측까지만 허용한다고 주최 측에 통고했다. 교통 혼잡과 안전사고 우려가 이유였다. 이에 참여연대 공익법센터는 24일 행진 제한 통고 집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했다. 법원은 25일 율곡로 북측 경로는 시간제한을 두되 행진 자체는 허용하는 쪽으로 결정했다.

날씨는 집회 참가자 규모를 결정하는 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집회 본 행사가 열리는 종로구의 오후 6시쯤 기온은 2∼3도로 예상했다. 그러나 오후 3시부터 1∼4㎜의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퇴진행동 관계자는 “집회 참가자들은 비를 대비해 우비 등을 준비해오는 게 좋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 그래픽=안지나, 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