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끊긴 주택시장… 서울 집값 37주만에 상승률 ‘0’

입력 2016-11-25 18:34 수정 2016-11-25 21:52

부동산 대책과 국내외 잇따른 악재로 부동산 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서울 집값의 주간 변동률이 37주 만에 0%를 기록했다. 매매가 끊기면서 강남4구 집값은 일제히 하락했고, 분양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이에 따라 신규 분양을 앞둔 건설업계는 수입차와 금괴, 명품 백까지 동원해 청약 수요 늘리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부동산114는 이달 4주차 서울 지역 주간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이 보합을 나타냈다고 25일 밝혔다. 서울 집값 상승률 ‘제로’는 지난 3월 1주차 이후 처음이다.

서초(-0.20%) 강동(-0.13%) 송파(-0.06%) 강남(-0.01%) 등 강남4구는 하락세를 보였다. 서초구는 반포동 주공1단지와 신반포(한신3차)·경남아파트 등이 3000만∼6000만원씩 하락했다. 재건축 사업까지 제동이 걸리면서 하락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이번 주 0.25% 떨어지며 하락폭이 커졌다.

반면 강서(0.21%) 서대문(0.20%) 은평(0.13%) 영등포(0.09%) 성북(0.09%) 등은 상승했다. 강서는 가양동 강변아파트, 염창동 동아3차 등이 500만∼1000만원씩 올랐다. 이들은 지하철 9호선 가양역이나 염창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소형 아파트로 매수세가 꾸준한 편이다. 서대문은 남가좌동 남가좌현대, DMC파크뷰자이1단지 등이 250만∼750만원 올랐다.

신도시도 보합세를 보였고 경기·인천 지역은 0.02% 오르는 데 그쳤다. 신도시 중에서는 분당과 산본이 가을 이사철 종료 후 매수세가 뜸해지며 각각 0.04%, 0.02% 하락했다. 지난주 0.02%였던 수도권 전체 상승률은 0.01%까지 낮아졌다.

부동산114는 “11·3대책에 이어 대외적 불확실성, 국내 정국 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거래 시장은 거의 올스톱 분위기”라고 전했다.

분양 일정이 임박한 건설사들은 고가 경품 등을 내세워 청약률 높이기 경쟁에 나섰다. 다음 달 2일 동천 더샵 이스트포레(경기도 용인 수지구)를 분양하는 포스코건설 측은 청약 신청자 대상 추첨으로 벤츠 C200, 200g 골드바, 명품 백, 백화점상품권 100만원권, 5만원 상당 도자 세트 등을 제공한다. 또 홈페이지에 ‘관심 고객’으로 등록하고 설문에 응하면 역시 추첨을 통해 갤럭시 탭2, 무선 스틱 청소기, 테팔 전기그릴 등을 준다.

금호건설은 다음 달 경기도 화성에 동탄2신도시 금호어울림 레이크2차를 분양하면서 경품으로 명품 백, 김치냉장고, 백화점상품권 10만원권을 내걸었다.

이날 경기도 평택 소사벌 푸르지오 견본주택을 개관한 대우건설·대림산업은 계약자를 대상으로 골드바 증정 행사를 한다. 1순위 계약자에게 30만원 상당, 2순위 계약자에게 25만원 상당, 사전예약 신청 계약자에게 20만원 상당, 무순위 신청 계약자에게 15만원 상당을 준다.

현대산업개발과 롯데건설은 경기도 수원에 영통 아이파크 캐슬을 분양하면서 이날부터 3일간 견본주택 방문객을 추첨해 디지털피아노와 기타, 우쿨렐레 등 악기를 증정한다. 26일 행정타운 두산위브 더 파크(충남 천안) 견본주택을 여는 두산건설은 방문객을 대상으로 복권 방식 행사를 진행해 냉장고, 50인치 TV, 세탁기, 자전거 등을 준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그래픽=박동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