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미술평론가, 12년 전 여학생 성적 대상화 글 논란

입력 2016-11-26 04:53

유명 미술평론가이자 칼럼니스트인 B씨(46)의 글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12년 전 B씨의 개인 블로그에 올라온 글(사진) 때문이다. 글에는 여고생을 성적 대상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B씨는 버스에 탄 여고생을 관찰하며 신체 일부를 거론하는 등 해당 학생을 성적으로 묘사했다. 여학생이 다니는 학교도 명시되어 있었다. 한 누리꾼이 이 게시물을 발견해 인터넷과 SNS 등으로 퍼뜨리자 B씨를 비난하는 목소리가 일었다.

논란이 확대되자 B씨는 지난 24일 개인 블로그에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의분에 찬 익명의 한 누리꾼이 2004년에 쓴 글을 퍼다 연결하고는 나를 소아성애자라고 조롱했다”며 “12년 전 성적 판타지를 진솔하게 털어놓은 당시 내 고백이 잘못이라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그런 상상 자체를 불허하고 처벌하려는 강박이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급기야 이날 페이스북 계정 ‘B를 고발합니다’가 만들어졌다. 글에 언급된 학교의 졸업생들이 주축이 돼 만든 계정이다.

이들은 “B씨가 자신의 상상을 글로 쓸 권리가 있듯이 해당 여학생에게도 이름 모를 남성에게 성적으로 소비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유명한 평론가가 자신의 블로그에 10대에 대한 성적 상상을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썼다는 것에 분개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향후 B씨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책임을 묻기 위해 서명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12년 전 글로 홍역을 치르게 된 건 지난 22일 B씨가 MBC PD수첩에 출연해 한 발언 때문이다. B씨는 최근 불거진 문화계 내 성폭력 고발에 대해 “SNS의 익명성에 숨어 무차별적으로 폭로하고 무고한 사람을 가해자로 둔갑시키는 방식은 문제”라고 말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