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는 소비심리… 금융위기 이후 최악

입력 2016-11-25 18:36
소비자심리가 추락했다. ‘최순실 게이트’와 ‘트럼프노믹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경제정책)’ 등 우리 경제를 안팎으로 둘러싼 불안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연말에 ‘소비절벽’이 밀어닥칠 것이라는 우려마저 고개를 든다.

한국은행은 이달 소비자심리지수가 지난달(101.9)보다 6.1포인트나 추락한 95.8로 조사됐다고 25일 발표했다. 세계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4월 94.2 이후 7년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몸살을 앓던 지난해 6월(98.8)보다도 떨어졌다. 역대 최저는 세계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2월의 71.2다.

소비자심리지수는 100(2003∼2015년 장기 평균치인 기준값)을 넘으면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심리가 낙관적임을 뜻한다. 100보다 아래로 내려가면 그 반대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 밑으로 떨어지기는 지난 6월(98.8) 이후 5개월 만이다.

부문별 수치도 나쁘다. 소비자들이 인식하는 현재 경기 판단 소비자동향지수는 60으로 지난달(72)보다 더 떨어졌다. 2009년 3월(34) 이후 7년8개월 만에 최저다.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6개월 뒤의 경기를 보여주는 향후 경기 전망 소비자동향지수는 64로 지난달(80)보다 16포인트나 폭락했다.

소비지출 전망 소비자동향지수는 106으로 전월 대비 1포인트 내렸다. 내구재(91)와 의류비(98)는 물론 외식비(88), 여행비(88) 등이 모두 지난달보다 하락했다. 앞으로 소비자들이 허리띠를 더 졸라매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